발렌타인데이의 관행처럼 굳어온 초콜릿 선물 대신 색다른 선물을 주고 싶은 욕구가 반영되면서 유명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실속을 추구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회성으로 먹고 사라지는 초콜릿 대신 오랜 시간을 두고 보며 간직할 수 있는 예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런 추세에 맞춰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관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연인과 주변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사진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사진 선물을 통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힐링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게 이 관장의 설명이다. 예술작품을 보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세로토닌은 생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소비자 입장에선 비싼 가격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술작품의 가격을 저렴하게 매긴 점이 특징이다. 평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을 지불하고 사진작품을 걸기는 무리였기 때문.
갤러리 나우는 '사진작품의 대중화'를 모토로 가격대를 7만~26만원(작품당 150~300점으로 한정)으로 책정했다. 판매하는 작품들 중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구성연 임안나 김용훈 간지 박대조 진중호 씨처럼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유명작가들의 사진작품은 현재 원룸원포토 홈페이지(onephoto.hankyung.com)에서 판매 중이다. 작년말까지 500여점이 판매된 상태다.
김용훈 작가의 <언타이틀 시리즈>는 꽃을 최대한 단순화시켜 재현한 게 특징이다. 꽃은 단순화됐지만 그 색채는 강렬하게 사진 속에서 구현돼 있다. 김 작가는 유혹의 이미지로 변화된 꽃을 사진으로 남겨오랫동안 간직할 수 없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꽃은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영원히 만개(full bloom)한 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섭 작가의 <달콤한 기억 시리즈>을 보고 있으면 초콜릿 아이스크림 껌 등이 입안에서 녹으면서 전달하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김 작가는 오랫동안 갈고 닦은 기술적 테크닉으로 맛깔스럽게 화면을 채워나간다. 한편으론 가벼워보이는 알록달록한 초콜릿의 색채를 활용해 이 시대의 욕망과 환상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안나 작가의 <백색 시리즈>는 설치 예술품을 만든 다음 사진으로 찍어 남긴 점이 특징이다. 사진으로 표출된 이미지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거쳐 재구성됐다. 임 작가는 "머릿 속을 떠도는 이미지를 먼저 스케치한 다음 이를 사물로 표현한 다음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상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표현한 것이다.
문의: 02-725-2930(onephot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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