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 설계
[ 김보형 기자 ]
옛 서울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내달 21일 개장을 앞두고 파격적 위용을 드러냈다. 설계 당시부터 뜨거운 찬반 논란과 함께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준공 이후 서울의 ‘글로벌 명물 건축’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이라크 출신 여성건축가)가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건축설계를 맡았다.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연상될 정도로 이색적인 ‘비정형 건물(형태가 일정치 않은 건물)’이어서 건축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동대문 일대의 역사성과 지역성이 무시된 독불장군형 디자인이란 혹평과 미래 동대문의 발전상이 함축된 창조성이 돋보인다는 호평이 엇갈리면서 한동안 논쟁이 뜨거웠다.
건물의 비정형성이 워낙 강해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시공과정에서 첨단기술 적용은 물론 적잖은 진기록도 쏟아졌다. 같은 크기의 일반 건물(정형 건물)에 비해 공사기간도 거의 2배 이상(4년8개월) 걸렸다. 건물 외장을 감싸고 있는 알루미늄 패널(가로, 세로 1.5m)만도 4만5133장이 쓰였다. 패널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공장 생산이 아닌 별도 제작으로 맞춰 붙였다. 건물 외관 면적이 축구장 3배 크기에 달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공공공사 최초로 3차원 입체설계 방식인 BIM을 활용해 이들 패널을 제작했다.
비정형 외관의 노출 콘크리트 작업도 초고층 빌딩을 능가하는 난공사였다. 이진배 삼성물산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상무는 “BIM 모델을 통해 새로운 거푸집 공법을 개발해 적용했고, 각기 다른 곡선과 형태로 설계된 실내 공사에서는 실물 크기 모형을 수차례 제작해 설계 원안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말했다.
하디드가 설계한 중국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적 건물과 비교해서도 시공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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