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이던 1995년 쇼트트랙 선수로 빙판을 밟은 장훙은 2008년에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같은 빙상 종목으로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지만 장훙에게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전혀 다른 종목이었다.
장훙은 "쇼트트랙에서 익힌 모든 버릇을 버려야만 했다"며 "백지상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리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장훙은 소치 올림픽에서 중국에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기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장훙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서 1분14초02의 기록으로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섰다.올림픽 기록에 0.19초가 모자란 빼어난 성적이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500m와 1000m에서 예차오보가 은메달 두 개를 수확함으로써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번째 메달을 기록한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장훙 덕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11월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대회에서 6위에 머문 장훙은 지난달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더니 한 달 만에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장훙의 금메달은 세계 언론은 물론 자신마저 놀라게 했다.
장훙은 "내가 우승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더불어 "기록 같은 것은 안중에 없었다"며 "그저 나 자신과 싸우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18개 조 가운데 7번째 조에서 뛴 장훙은 나머지 스케이터 22명이 완주해 최종 순위가 나올 때까지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장훙은 "최종 결과를 기다리던 심정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노심초사하던 당시를 기억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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