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공포가 낳은 도박…통화량 급증 후 과오투자

입력 2014-02-14 21:28   수정 2014-02-15 03:46

스토리&스토리

튤립 버블 대한 다양한 시각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그 사건의 원인이 여럿이고 파급효과도 다양하게 나타났기 때문일 것이다.튤립마니아 시기에 나타난 튤립 가격의 급등락은 희귀품종에 국한됐던 게 아니다. 일반품종의 구근 가격도 급등락했고, 이는 시장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어렵다. 가버도 일반품종 가격의 급등락은 이 시기에 나타난 특징적인 현상이었으며, 이와 같은 가격 변화는 시장 펀더멘털의 변화로 설명하기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튤립마니아 시기에 나타난 투기의 원인이 무엇이고 경제적 영향이 어떠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버는 튤립마니아 시기에 나타난 튤립 투기의 한 원인으로 같은 시기(1635~1637년) 페스트의 만연을 언급한다. 페스트라는 죽음의 위협에 직면해 술집에 모여 일종의 도박게임을 벌인 결과가 튤립의 투기적 거래로 나타났다는 것이고, 이때의 거래도 장부상의 거래였으므로 일반품종 가격의 변화도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가버의 이와 같은 설명은 궁색한 면이 없지 않다. 튤립 가격의 급등락을 비합리적인 광기가 아닌 시장 펀더멘털로 설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사람들이 벌인 비이성적인 도박게임으로 보는 것은 일관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다. 킨들버거는 생전에 가버의 튤립마니아에 대한 주장을 반박하면서 투기적 거래와 버블이 존재했다는 것은 여러 역사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1630년대 중반의 네덜란드 튤립시장은 투기적 광기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네덜란드에서의 통화량 급증을 튤립버블이 나타난 원인으로 꼽는다. 당시 유럽 교역의 동력 역할을 하던 네덜란드가 자유주화제를 도입함으로써 네덜란드에 정화의 유입이 급증했고, 이자율까지 급락함으로써 튤립시장과 같은 새로운 자산시장에 투기와 버블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통화량의 급증이 과오투자를 통해 버블과 그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은 튤립마니아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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