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朴대통령의 독특한 화법, 그 레토릭(rhetoric)의 생성과정은?

입력 2014-02-16 13:06  


(도병욱 정치부 기자) “옛날에는 집집마다 마당에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물을 길어 올리려면 한 바가지 마중물을 부어줘야 합니다. 교육과 문화에서 정부의 제도와 정책이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면 국민행복의 물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했던 발언인데요, 이 때 쓰인 ‘마중물’이라는 단어는 박 대통령이 즐겨하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국민의 눈높이’, ‘비정상화의 정상화’ 등도 박 대통령이 애용하는 표현입니다. 국수나 밥 등을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여러번 있는데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을 때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이런 박 대통령의 발언들은 누구의 아이디어일까요. 우선 관련 수석실에서 콘텐츠를 만든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경제수석실에서 경제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외교통일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거죠. 그런 다음에 국정기획수석실에서 이 내용들을 취합해 정리를 하죠.

정리된 내용은 연설기록비서관실로 넘어가는데요, 여기서 구체적인 표현이나 비유 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이 최종적으로 검토를 하는데, 조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발언 원고를 오랫동안 썼던 최측근 중 한명입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즐겨쓰는 표현이나 박 대통령의 평소 화법 등을 꿰고 있다고 하네요. 언론에 보도되는 박 대통령의 비유화법 등은 대부분 조 비서관이 만든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고는 부속실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됩니다. 보통 행사 전날 전달되는데요, 박 대통령이 최종 검토를 하는 거죠. 그런데 대통령이 검토하는 단계에서도 많은 부분이 바뀐다고 하네요. 대통령이 직접 관련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을 물어본 뒤 내용을 추가하기도 하고, 원하는 표현을 집어넣기도 한다고 합니다. 최근 박 대통령이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에 대해 발언한 적이 있는데, 이 발언은 박 대통령이 직접 추가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죠.

가끔은 현장에서 ‘애드립’으로 발언하기도 하는데요, 한번 일을 추진하면 끝을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진돗개 정신’이라는 표현을 쓴게 대표적 애드립 발언입니다.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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