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노조 상급단체인 UAW가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 노조 지부를 만들려던 계획이 근로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세력 확장을 노리던 UAW엔 치명적 타격이라고 하겠지만, 파업을 일삼는 한국의 현대자동차 노조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도 경종을 울리는 산업계의 일대 사건이다.
UAW는 자신들의 주요 지지 기반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미국계 ‘빅3’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영향력을 급속히 잃어왔다. 한때 153만명(1979년)에 달했던 조합원 수가 최근 39만명으로 급감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UAW가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 노조 결성에 사력을 다했던 것도 UAW의 옛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미국 남부에 진출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닛산 등 외국 자동차회사로 노조 결성 붐을 일으켜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런 UAW의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무엇보다 노조가 결성되면 도시 전체가 디트로이트 꼴이 될지 모른다는 근로자들의 우려가 컸다. 과도한 임금과 복리후생 요구로 빅3를 파국으로 몰아간 원인이 UAW의 강성 투쟁에 있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노조원들이 노조결성안에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처음에는 노조 지지 서명을 했지만 UAW가 GM과 크라이슬러 파산의 주범이라는 얘기를 듣고 입장을 바꿨다”고 말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회사 측도 UAW의 노조 결성 노력을 지지했지만 결국 근로자들이 최종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인 오는 25일 ‘국민총파업’을 벌이기로 한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파업 참여를 묻는 찬반투표를 오늘 실시한다. 총파업 명분부터가 어이없는 데다 현대차 노조가 관심을 가질 근로조건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노조지도부와 민노총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민노총은 UAW의 패배를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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