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명 부상…구조 늦어져 인명피해 더 커질듯
[ 하인식/김덕용 기자 ]
17일 오후 9시16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 오션 리조트 내 강당 천장이 붕괴돼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가 났다.
경주경찰서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사고로 신입생 환영회 행사 중이던 부산외국어대 여학생 3명 등 9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학생 50~6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져 인명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자들은 인근 21세기좋은병원과 울산시티병원, 경주 동국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날 사고현장에는 경주와 울산 등지에서 890여명의 구조대원이 출동해 사고현장 수습과 인명구조에 나섰다.
한 의용소방대원은 “철제빔에 깔린 5명을 확인했는데 두 명은 반응을 보였으나 세 명은 전혀 움직이지 않아 죽은 걸로 보여 추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으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강당 지붕이 50㎝ 두께로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강당에 있다가 붕괴 직후 탈출한 한 목격자는 “사고 당시 강당 1205㎡ 안에는 대학생과 직원 등 수백명이 있었는데 한 여학생이 ‘지붕이 무너진다’고 외치자 정문으로 학생들이 몰렸고 문이 부서지면서 탈출이 수월했다”며 “강당 지붕이 ‘V’로 무너지면서 철제빔에 수십명이 깔렸다”고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 신입생은 “숙소 주변에도 눈이 1m 이상 쌓여 있었으며 지붕 위 눈도 녹지 않고 쌓여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며 “오후 9시께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대기하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200m가량 떨어진 행사장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곳은 숙박동 왼쪽에 있는 준가설 1층 건축물로 다목적 연회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마우나리조트는 경주 동대산 기슭에 있는 골프와 호텔이 결합된 가족 중심의 휴양 리조트다. 경주소방서가 있는 황오동에서 약 32㎞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다. 코오롱그룹의 자회사인 마우나오션개발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의 최대주주는 (주)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 및 이웅렬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하인식/김덕용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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