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시장 '빅뱅' 인터뷰②]이기용 CU 상품본부장 "약국 등 융복합 편의점이 미래"

입력 2014-02-18 13:05  


[ 노정동 기자 ] CU(보광)와 GS25(GS), 세븐일레븐(롯데 계열), 미니스톱 등 4곳이 치열한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까지 가세, 국내 편의점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빅뱅'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발효된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 탓에 수많은 가맹점주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24시간 영업'이란 공식에 또렷한 금이 갔기 때문이다.

이기용(50·사진) CU편의점 상품본부장은 17일 <한경닷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약국병설형 편의점, 드라이브스루 편의점처럼 융복합 형태의 편의점 등장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해외소싱을 통한 상품구성 확대도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 1992년 BGF리테일에 입사해 처음 편의점 업계에 발을 디뎠다. 12년간 현장에서 점포개발 등의 업무를 도맡은 경험을 살려 2004년 영업본부 강남부문장 2011년 지방권역장 2012년 수도권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상품본부 상품본부장을 맡고 있다.

▶올초부터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잇따라 '내실경영' '질적성장'을 선언한 상태다. 양적성장은 끝난 것인가.

"향후 유통채널들의 성패는 매장 수 확대 경쟁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얼마나 신속하게 부응할 수 있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편의점이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보다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가는 곳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품과 서비스를 이요하기 위해 가는 곳으로 변모해야 한다. 이런 소비패턴의 변화가 유통채널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편의점의 향후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편의점은 생활 밀착형 유통채널이다. 소비자들의 작은 생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편의점 업태다. 좋은 예가 간편식 시장이다. 최근 몇 년간 도시락, 샌드위치 등 간편식 시장이 급팽창했다. 일부 선진국의 경우처럼 국내서도 1인 가구와 2인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편의점은 이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편식은 편의점이 아니라도 구매할 수 있다. 어디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고 보나.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키워드는 '즉시 소비성'이다. 바로 구매하고 바로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외식과 내식의 중간 형태인 '중식'이 자리잡으면서 HMR(소규격 가정간편식) 구매가 크게 늘었다. 소포장 반찬류도 마찬가지다. 향후 상품 개발, 위생 등 선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 비해 국내 편의점 간편식 시장은 어떤가.

"일본 편의점 업계의 경우 전체 매출 중 간편식품 매출의 비중이 30% 이상이다. 이는 앞서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1~2인 가구 및 사회활동 인구의 증가 영향이 크다. 현재 한자릿수인 간편식품 매출 비중을 15%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은 담배 매출에 기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체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평균 40%가 넘는다. 너무 한 가지 품목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제 편의점도 더이상 위치 경쟁이 아닌 상품, 서비스 등의 확대와 차별화로 맞설 때가 됐다. 담배 등 한 쪽에만 쏠려 있는 매출 비중을 적극적인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로 보완해야 한다. PB 상품이 확대되면 소비자에게는 더 가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가맹점주들의 수익도 향상될 것으로 본다."

▶일본 편의점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됐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편의점도 일본의 모습을 쫓아갈 것으로 보는가.

"나홀로 가구가 증가하는 등 인구 구조 측면에서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편의점은 생활 밀착형 유통 업태이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소비자들과 일본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콘텐츠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내 고객들의 요구를 조금씩 맞춰가다보면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까."

▶올해 대형마트의 편의점 시장 진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발효 등 업계에 굵직한 이슈들이 많다.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범거래기준,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편의점 사업에 대한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의 '제2막'이 열렸다고 본다. 약국병설형 편의점, 드라이브스루 편의점처럼 융복합 편의점 형태의 등장, 즉석 조리식품 라인업 강화, 해외소싱 통한 상품 구색 확대 등의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또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품질의 PB 상품을 주요 카테고리에서 집중 개발해 더욱 확대된 PB 시리즈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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