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갑오년 2014년 2월 20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4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소수점 이하의 차이로 1~3위에 오른 선수들에게 부여된 ‘점수’를 두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총점 74.9점으로 1위에 오른 김연아 선수가 기술점수 (TES)에서 39.03점에 머물러 총점 74.64점으로 2위인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39.09점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연아는 또 예술점수 (PCS)에서도 35.89점으로 3위(74.12점)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획득한 36.63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요. 따라서 이날 쇼트프로그램 심사위원들은 기술과 예술 모두에서 “김연아가 1등 아니다”고 판정한 셈입니다.
이처럼 김연아에 대해 내려진 각 부문 2위 점수는 그의 혼신의 연기를 지켜본 뒤 전문가와 외신이 내놓은 평가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예컨대 미국의 미쉘 콴은 김연아의 연기가 끝나자 마자 자신 트위터에 “숨이 멎을 듯하다 (breathtaking)”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과거 경쟁자 중 한명인 일본의 안도 미키도 트위터를 통해 “노래와 일체감도 연기도 정말 모든 것이 대단했다! 멋있다는 말 밖에…부상을 뛰어넘고 이곳에서 이런 연기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감동했다”고 극찬했습니다.
특히 미국 올림픽 공식방송사 NBC 해설자 타라 리핀스키는 “너무나 편안하게 한다. 2010년보다 더 잘 한다”고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또 다른 해설자는 “훈련 부족의 공백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부드러움의 극치다. 완벽하다”고 분석했습니다. [SBS 중계]
때문에 국내 인터넷과 SNS에선 이날 채점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형편입니다. 홈 어드밴티지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긴데요. 한 네티즌은 “종합 2, 3위에 오른 선수들이 이날 비교적 ‘클린하게’ 쇼트프로그램을 수행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더라도 김연아의 연기 (기술점수와 예술점수)를 능가할 수준을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날 경기의 채점 결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소(코)厚김薄’ [소트니코바 (코스트너)엔 후하고 김연아엔 박하다]의 양상이 짙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연아에 대해선 ‘대패점수’가, 다른 선수에겐 ‘굴삭기점수’가 부여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국내 네티즌들은 심판들의 채점에서 21일 열릴 이틀째 프리프로그램에서는 채점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날에는 김연아, 소트니코바, 코스트너가 한 조에서 같은 시간대에 경기를 치르는 까닭입니다. 선수들 간 상대적인 ‘실력의 비교우위’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건데요.
반면, 앞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3조 17번째로 경기한데 비해 두 선수는 5조에서 경기를 벌였습니다. 경기 시간차가 매우 많아 채점에서 혹시 모를 ‘착시효과’ 등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도 그 만큼 컸다는 네티즌들의 설명입니다.
한 네티즌은 이와 관련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한 말을 인용합니다. “몇 명의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속일 수는 있다. 또 모든 사람을 잠깐 동안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전부를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영원한 은반의 퀸 김연아의 이름을 거꾸로 하면 ‘나는 연금술사다’ (我 鍊 金)”라며 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 (金連)을 따 2연패를 달성할 것을 확신합니다. 그는 그동안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승리를 일궜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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