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좋은 투자처 어디…미국 '첫 손'·중국 '글쎄'

입력 2014-02-20 14:11   수정 2014-02-20 16:37

[ 권민경 기자 ]

찰스 듀마스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 회장은 올해 미국 주식이나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가장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2008~2009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부채를 줄이는 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은 가계와 기업의 과잉 저축을 해결하지 않아 자본이 미국으로 흐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각종 경제 지표가 보여주듯 지난해부터 미국이 경제 성장을 재개한 점도 매력적인 투자처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 미국, 향후 1년은 주가 오를 것…2~3년 내 버블 우려도

듀마스 회장은 20일 삼성증권 주최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 동향과 자산 시장 전망' 강연회에 참석해 "실질 환율과 과잉 저축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확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투자 기회에 비해 저축을 과도하게 쌓아놓고 있어 디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 등을 통해 기업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정부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고 진단했다.

결국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자본은 미국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고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주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게 듀마 회장의 설명. 현재 1800 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 연말 2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계속된 자금 유입으로 미국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 2~3년 안에 버블이 찾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기술, 자동차, 은행주 등을 꼽았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중국의 경우 둔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축이 51%에 이르는 등 넘쳐나는 유동성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것이 국내에서 낭비되는 방식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과잉설비투자가 나타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부채가 계속 쌓이게 되면 3년 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자본 통제를 풀 경우 은행 시스템 문제, 부동산 가격 문제 등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일본 기업 잉여이익, 정부 부채와 연결…가계 소득도 낮춰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해서는 일본에 가장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듀마스 회장은 "일본 기업의 30% 이상이 높은 수준의 잉여이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며 "누군가 흑자를 내면 누군가는 적자를 본다는 걸 생각하면 기업 흑자와 일본 정부의 거대한 부채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베노믹스로 인해 소득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계속 이전하고 있다"며 "가계의 실질소득을 낮춰 지속 가능한 경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비 확대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베노믹스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을 받겠지만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제도가 중요한 신흥국 상황에서 한국은 유연한 환율정책을 가지고 있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그는 "2007년 한국의 원화 가치를 살펴보면 20년 평균 대비 20% 상회했지만 2년 후엔 15% 하락했다"며 "환율을 잘 조정함으로써 금융위기 등 어려움을 헤쳐왔다"고 말했다.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는 1989년 런던에서 설립됐으며, 정확한 투자전망 제시로 유럽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독립리서치 회사다.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이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키로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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