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中경제…'부양카드' 꺼내나

입력 2014-02-20 21:15   수정 2014-02-21 03:45

중국 2월 제조업 PMI 48.3…4개월 연속 하락세

2014년 들어 실물지표 약세 지속…"상반기 성장률 7%까지 하락"
부양여지 충분…회복 반론도



[ 베이징=김태완 기자 ] 중국 제조업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으면 7.5%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HSBC은행은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8.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49.5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작년 7월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예비치는 전체 조사 대상의 85~90%를 기반으로 산출한 지수다. HSBC의 2월 제조업 PMI 최종치는 다음달 3일 발표된다.

HSBC의 PMI는 올 들어 2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이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춘제(春節) 연휴로 인한 계절적 요소를 감안하면 아직 경기 위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월 PMI에서는 제조업 신규주문지수와 산업생산지수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모두 50 이하로 떨어졌다.

취훙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선제적 미조정 등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 들어 실물 경제지표가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전력소비량은 지난 1월1~20일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7.7%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철강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도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은행의 부실채권은 작년 말 5921억위안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부문에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도 최근 올해 산업생산지수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의 10.0%에서 9.5%로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작년 3분기 7.8%에서 4분기에는 7.7%로 소폭 둔화됐다.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는 지난해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률은 1분기 7.5%로 둔화되고 2분기에는 7.1%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이날 “상반기 성장률이 7.0%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쓸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2.5% 수준으로 낮은 데다 통화정책도 긴축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2분기 이후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류펑 시난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경제의 성장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오는 3월 초 양회 이후 개혁정책이 나오면서 성장률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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