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쟁 기간을 따라 '30년 전쟁'이라고도 불리며 1946~1975년까지 일어난 베트남전 중에서도 2차 전쟁으로 구분되는 1955년 11월 1일 ~ 1975년 4월 30일 사이에 전쟁은 흔히 미국과 베트남의 양측이 벌인 전쟁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공국가'와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공산국가'들이 전쟁에 참여하였다. 이들 국가들은 전쟁에 참여하여 많은 희생을 치르기도 하였는데, 그 중에 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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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칼' 특수부대] |
한국에는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노래도 있고(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영화들도 제법 많이 출시되어 한국에서는 베트남전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아직도 주위에 베트남전에 참전 하신 분들도 많이 있고 그 당시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다.</p> <p>유럽 쪽에서 볼 때는 유럽 대륙 전체가 전쟁터에 휘말렸던 제 1, 2차 세계대전까지는 아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도 '반공국가'의 자격으로 전쟁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의 비화는 비단 동아시아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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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여! 기다려라!'] |
우리나라의 경우 바로 옆 나라도 아니고 그래도 꽤 거리가 있는 남의 나라의 전쟁까지에 참전 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어른들의 사정'에 의한 것으로 필자 개인이 함부로 논할 것이 못 되고 직접 참전하여 갖은 고생 끝에 고국에 돌아온 용사들과 그리고 끝내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더 이상 깊은 얘기는 하지 않겠다(해당 내용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들도 많으니 한번쯤 보시길 바란다).</p> <p>다만, 베트남전이라는 소재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유쾌하거나 달가운 소재는 아닐 수 있지만, 상당히 친숙한 소재다. 이미 국내 영화로도 여러 출품작이 있을 정도로 오히려 한국 자체의 전쟁인 '6.25'를 다룬 영화보다 편수가 더 많은 듯하다. 그리고 필자가 국민학교 시절에 전 학년의 남자 학우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던 '머나먼 정글 (Tour of Duty)'을 통해서도 더더욱 한국에서 베트남전은 아주 유명한 소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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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말하지 않겠다. '엔더슨' 중사를 아는 분들이라면..] |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머나먼 정글(Tour of Duty)'은 1987~1990년까지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1990년, 1992년 MBC에서 방영되었다.</p> <p>그 당시 국민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갈까 말까 하던 시절의 필자도 '롤링스톤즈'의 'Paint it Black'이라는 노래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으니, 이 드라마가 한국에 끼친 영향은 굉장한 것이었다. 드라마가 방영 된 다음 날 학교에 가면 여지없이 청소 시간에 빗자루를 들고 '두두두두~' 하는 총격전이 벌어지기 일쑤였다.</p> <p>드라마 주인공 '골드맨(소위)'보다는 '엔더슨(중사)'의 팬이 더 많았다. 한바탕 요란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애써 정렬해 놓은 책걸상은 32중 추돌사고가 난 현장보다 난장판이 되었고, 그 가상 전쟁의 끝은 실제 전쟁만큼이나 참혹하고 비참한 선생님의 봉 걸레 찜질로 끝이 나곤 했었다. 그래도 다음 날이면 여지없이 '빗자루 총격전'을 벌이곤 했으니 그 당시 우리들의 몸은 24시간 전에 참혹했던 몽둥이 찜질을 기억하지 못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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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
이 드라마는 총 3시즌 5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봐도 상당히 고증이 잘 되어 있는 작품이다. DVD로도 출시되었으니 그 당시 추억을 회상하며 아직 구입 안 하신 분들은 모두들 구입하길 바란다(필자는 해당 DVD 업체와 일절 관계없음을 밝힙니다).</p> <p>■ 적진에 포로로 잡혀있는 아군을 구출하라!
베트남전의 경우 단지 옆에 가까이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이웃' 나라인 일본 역시 '베트남 특수'를 통해 전후 경제복원 사업에 상당히 결실을 본 만큼 우리나라만큼이나 베트남전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본 내에서도 많은 게임이 베트남전에 관련 된 내용으로 제작되기도 하였는데, 이번에 소개할 '쟈칼(Jackal)'이라는 게임은 일본의 명품 게임 개발사 코나미(KONAMI)에서 우리나라는 한참 아시안 게임 특수를 누리던 그 때, 그리고 곧 다가올 88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던 1986년에 출시한 게임이다. 그 동안 '게임별곡' 지난 기사에서 '이카리'편이나 '잠수함'편에서도 가끔 '쟈칼' 게임에 대해 소개하곤 했는데, 오늘은 '쟈칼' 게임을 집중적으로 파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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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에 한적하게 휴가를 나온 군인'이 아닙니다.] |
이 게임은 기존의 게임과는 차별된 요소로 무조건 눈앞에 적군을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전쟁터 한복판에 포로로 잡혀있는 아군을 구출하는 것이 게임 목표 중에 하나다. 반드시 구해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해낼 경우 무기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되는 등 게임 진행에 꼭 필요한 요소로 '아군 구출하기' 임무가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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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를 외치며 차례차례 차에 탑승하는 포로 용사들] |
아군을 구출하다 보면 게임을 하면서도 참 아쉬웠던 게 승차 정원의 한계상 8명까지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9번째 아군 포로는 화면에서 우왕좌왕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다. 비록 게임이지만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장면이다. 이제 구출되나 했더니 정원초과로 탑승하지 못하는 인질의 심정을 잠시 헤아려보았다. 그래도 서로 먼저 타려고 밀쳐내거나 싸우지 않고 차례차례 순번대로 탑승하는 것을 보면 군인정신이 살아있는 진정한 용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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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정원초과!'] |
이 게임은 '킹오파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로도 유명한 'SNK'의 '이카리' 성공 이후 마땅한 경쟁작이 없던 때에 등장하여 두 게임이 서로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다만 '이카리'와 다른 점이라면 같은 시대상황적인 부분을 모티브로 하여 개발하였지만, '이카리'의 경우 이전 기사에 소개한 것처럼 타도해야 될 대상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것은 최대 2P로 진행해야 하는 게임의 소재로는 지나치게 거창하며, 이상적이라는 것이다.</p> <p>시대배경적인 부분에서도 '이카리'의 경우 게임 이 시작되는 부분과 진행 되는 내용들을 보면 정글과 같은 배경 화면이 등장하여 베트남전을 연상하게 하지만, 등장하는 적군과 타도해야 될 대상은 2차 세계대전의 어떤 나라를 연상하게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었던지 '쟈칼' 게임의 경우에는 무언가 파괴하고 타도해야 될 대상을 정해서 게임을 진행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희생되고 억압되어 있는 전쟁의 포로(아군)를 구출한다는 목표를 게임 속에 구현하였다.</p> <p>의미론적인 부분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비슷한 소재라도 어떤 기준으로 게임의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할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그런 복잡한 문제에 관계없이 필자는 두 게임 모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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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 내리라고!] |
포로(아군)를 구출하여 차에 탑승시킨 후 계속 함께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구간마다 정해져 있는 'LZ(Landing Zone)'에 가면 아군의 헬기가 도착해 있다. 여기에 포로를 한 명씩 내려주면 헬기에 탑승하여 헬기는 어디론가 날아간다. 아마도 아군 기지로 이동하는 것이겠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적군들은 어떤 강력한 규약에 의해서인지 절대로 포로를 이송하는 아군 헬기를 절대 공격하지 않는다.</p> <p>실제로 전장에서는 헬기가 주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쉽고, 그래서 항상 수송헬기 근처에는 호위하는 공격헬기들이 따라붙기 마련인데, 두 눈 똑바로 뜨고 눈앞에 아군헬기를 그냥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이 게임에서 제일 안전한 직업은 헬기 조종사).</p> <p>아마도 실제 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출하고자 적진을 향해 날아가는 헬기 조종사들의 적지 않은 희생을 생각해 볼 때 정말 인도주의적이고 괜찮은 발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게임에서 적군은 차로 밀고 갈 수도 있는데, 역시나 전쟁은 상대편의 입장에서 볼 때 얼마나 잔인하고 냉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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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 : 헬기는 봐줘도 네놈은 용서 못해!] |
이 게임은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난이도가 나이아가라 폭포 뺨치게 상승하는 극악의 레벨링을 적용하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포로를 구출해서 여유 있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필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앉아있을 수 있는 게임이었다(그래도 원 코인 클리어는 한 번도 못해봤다). 무엇보다도 쏘고 부시는 박진감도 있지만, 포로를 구출해냈다는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무언가 뿌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게임으로 오락실뿐만 아니라 '패밀리'나 그 밖의 여러 가지 기종으로도 출시되었다.</p> <p>단순한 폭력에 그치지 않고,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서며, 적진에 있는 아군은 반드시 구출해 낸다는 우리나라의 공군 특수부대 빨간 베레모 '레스큐'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에서 필자는 큰 감동을 받았다.
■ 필자의 잡소리
이 게임을 개발한 코나미는 회사의 설립자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1969년에 창립하여 최근까지도 CEO를 맡고 있는 '고즈키 가게마사'와 현재는 회사에 남아 있지 않은 '나카마 요시노부', '미야사코 다쓰오'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창립 이후 약 45년을 유지해오며, 아직까지도 게임 업계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KONAMI' 라는 회사는 축구 게임 팬들에게는 '위닝' 시리즈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레전드 급의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로도 잘 알려져 있는 명작 게임 개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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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전쟁도 끝났고,. 집에 가서 잠이나 자야지.] |
2012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게임업계 종사자는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 아이돌 가수보다도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한국의 게임업계는 지금까지 숱한 고난을 이겨내며 아직도 그 가는 숨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창립 30주년 회사도 보기 힘들다). 필자의 나이가 환갑이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도 창립 50주년, 60주년을 맞이하는 게임 개발사들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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