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선풍기 명가 신일산업 10년만에 또다시 적대적 M&A 위험

입력 2014-02-24 14:43  

개인투자자 최대주주에 올라
2004년 금호전기 적대적 M&A 시도 10년만에
황금낙하산, 특별다수결 등 방어책 마련



이 기사는 02월19일(17: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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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명가' 신일산업이 10년 만에 또다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에도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과거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적대적 M&A 방어책을 마련해 놓은 덕분에 경영진 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최대주주에 올라
충남 천안에서 공인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황귀남 씨는 단숨에 신일산업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황씨는 경영참여 목적으로 신일산업 지분 5.11%를 취득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튿날 황씨는 윤대중, 조병돈씨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주주간 계약을 맺은 뒤 신일산업 지분 11.27%(573만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황 씨와 특수관계인 2인은 김영 신일산업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9.90%(503만주)를 넘어서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김 회장이 보유한 신주인수권 255만주를 행사해 보통주로 전환하면 김 회장 측 지분율은 14.21%(753만주)로 올라간다. 그러나 행사금액이 25억원(주당 977원)에 달하는 만큼 김 회장이 언제 행사할 지는 미지수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 차원에서 별다른 대응은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자나 우리자수조합 보유지분이 없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일산업은 올 4월 139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대로면 김 회장과 황씨간 지분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1500만주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선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9.90% 지분율의 김 회장 측은 148만5000주를 배정받는 반면, 황씨 측은 169만주를 추가 확보하게 된다.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일산업이 주가(19일 종가) 1770원으로 전일 대비 14.94% 올랐다.

◆적대적 M&A 성공할까
신일산업은 10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적이 있다. 2004년 5월 금호전기는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며 신일산업 지분을 15%까지 늘렸다. 김영 회장과 특수관계인(지분율 16.97%)와의 지분격차를 1.97%로 좁힌 것이다.

이에 신일산업은 ‘특별다수결’과 ‘황금낙하산’ 조항을 정관에 추가하며 적대적 M&A를 방어하고 나섰다. 결국 금호전기는 6개월 만에 지분을 처분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신일산업 정관에 포함된 특별다수결 조항(17조2항)에 따르면 2인 이상 이사 해임은 출석한 주주의 90%, 발행주식 총수의 70%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결의된다. 신일산업의 발행주식 총수는 5092만주다. 황씨 측이 적어도 3565만 주 이상을 확보해야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이사를 새로 선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금낙하산 조항도 적대적 M&A를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금낙하산이란 인수대상 기업의 경영진을 물러나게 할 때 거액의 퇴직금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관 22조2항에 따르면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이사가 임기 중에 실직할 경우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 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30억원, 일반이사에겐 2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황씨 측은 적대적 M&A에 성공하더라도 김 회장 등 4명의 이사진에게 100억원 가량의 퇴직보상금을 줘야하는 부담이 있다.

신일산업에 따르면 황씨는 아직 임시주주총회를 요청하지 않았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명부가 폐쇄된 상태이기 때문에 증자 일전 이전에 주총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황씨 측이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증자에 참여하려면 15억원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신일산업은 창업주 고 김덕현 명예회장이 1959년 설립한 회사다.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모터를 개발한 신일산업은 2000년대 이후 바이오세라믹 히털, 열풍기 등 동절기 제품과 스팀청소기, 믹서기 등을 개발해 유럽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신일산업의 2013년 매출은 1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89억, 692억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8.4%, 516.2% 올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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