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잎 우려낸 물로 마사지…프랑스 농부보며 효능 발견
천연상태 플라보노이드 성분 함유
손상된 정맥 세포 회복시켜 정맥의 벽 강도·탄력 증가
[ 김형호 기자 ] 과거 프랑스 포도농장 농부들에게서는 만성정맥부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희귀 증상이었다고 한다. 포도를 매일 먹고, 적포도주를 밟아 와인을 만드는 제조과정이 정맥순환을 도왔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 와이너리 농부들은 적포도 잎으로 우려낸 물을 헝겊에 적신 습포를 다리에 붙여 다리의 무거움과 부기를 다스렸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 본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적포도 잎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정맥에 다양한 효능을 발휘한 것으로 밝혀졌다.
천연물 만성정맥부전 치료제
베링거인겔하임의 ‘안티스탁스’는 이 같은 프랑스 농부들의 생활의 지혜에서 착안해 개발한 만성정맥부전치료제다. 적포도 추출물에서 나온 천연 상태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함유한 천연 식물성 치료제다. 손상된 정맥의 세포를 회복시키고 정맥 벽의 강도와 탄력을 증가시켜 만성정맥부전으로 인한 하지 부종, 하지 중압갑,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안티스탁스 한 알에는 적포도주 1.5병에 해당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적포도 잎 추출물인 안티스탁스의 주성분 ‘비티스 비니페라엽 건조엑스’는 유럽의약품청의 ‘만성정맥부전 치료에 쓰이는 성분 분류’에 상용 성분으로 지정되는 등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 제품은 1992년 독일에서 출시된 이래 현재 한국을 포함해 세계 22개국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이다.
퇴근 후 붓고 아픈 다리…나도 만성정맥부전?
만성정맥부전(CVI·Chronic Venous Insufficiency)은 다리의 정맥 내 판막이 약해지거나 손상돼 다리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해 발생하는 혈관 질환이다. 정맥 판막이 손상되면 지속적으로 다리가 붓고, 순환되지 못한 혈액이 정맥에 쌓이게 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만성정맥부전으로 발전한다. 다리가 붓고, 무겁고, 아픈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혈액은 심장에서 동맥으로 보내진 뒤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다리 정맥의 피는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중력을 거슬러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때 정맥의 정맥판막은 수문 기능처럼 중력에 의해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고 혈액이 심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정맥 판막이 약해지거나 손상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만성정맥부전이다.
한 자세로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도 다리정맥 순환의 방해 요인으로 꼽힌다. 매일 장시간 서서 혹은 앉아서 일하는 약사나 교사 승무원 사무직 등에서 발병률이 높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쉽게 나타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13년 19세 이상 성인 남녀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지난 1년간 응답자의 13.3%가 다리 통증을, 12.2%가 다리가 무겁고 붓는 만성정맥부전의 주요 증상을 경험했다고 밝히는 등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만성정맥부전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칭, 단거리 보행,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혈액의 흐름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거나 일할 때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음주 및 흡연을 자제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 편안한 신발을 신고, 레깅스처럼 꽉 끼는 옷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붓거나 무겁고 아픈 만성정맥부전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만성정맥부전 증상이 지속된다면 중증습진, 다리궤양, 하지정맥류 등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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