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성 기자 ] 베가 시리즈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25일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금융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선제적 워크아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이날 "이번 워크아웃 추진은 생존을 담보로 한 치열한 정보기술(IT)산업 경쟁 속에서 취약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력, 상품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마케팅 강화, 신기술 R&D 역량제고에 필요한 외부투자 유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은 2007년 이후 두번째다. 지난 2011년 12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 지난해까지 6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려왔다. 2007년 4월 1차 워크아웃 돌입 4년 8개월 만에 벗어났지만 2년 2개월만에 다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팬택은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단말기 기술 혁신 흐름이 퇴조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기술력보다 마케팅 성과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등 글로벌 인수합병에 따른 경쟁 구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팬택으로서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팬택은 이번 워크아웃이 '자발적이고 선제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금융기관이 중장기적 관점을 가진 팬택 채권단 겸 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팬택 및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이번 워크아웃 추진은 팬택과 주요 채권금융기관이 강구한 선제적 대응방안"이라며 "채권금융기관과 기업 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상생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선제적으로 운영인력 30%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팬택을 이끌어오던 박병엽 전 부회장도 당시 800명 감원을 포함한 회생책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국내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사업은 과감히 정리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는 직전 분기에 기록한 1900여억원 규모 적자 폭을 줄였고, 올 1월은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다.
팬택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면 외부 상황도 팬택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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