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벌써 일 년, "렙업만이 살길"

입력 2014-02-26 00:59   수정 2014-02-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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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5일에 처음 출근했다. 게임톡에 입사한 지 어느덧 꼭 일 년이 지났다. 그동안 두 번의 해외 출장과 한 번의 부산 출장이 있었고, 기사는 1275개를 썼다. 누군가 나에게 입사 1년 소감을 묻는다면 '무섭다'라고 전하고 싶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주름만 깊어지고, 연차만 높아졌다. </p> <p>지금까지는 기사가 조금 별로라도 '아직 일 년도 되지 않은 신입 기자니 괜찮아'라며 스스로 도피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앞으로 내 밑으로는 어리고, 예쁜데 똑똑하기까지 한 신입 기자들이 들어올 것이고 더 이상 '신입이니 괜찮아'라는 마인드는 가질 수 없다.</p> <p>2013년 6월 12일에 작성한 '[황인선 기자의 레알겜톡] 웅녀의 탈수습기' 편을 오랜만에 읽어보니 지금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물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제는 하루에 보도자료 10개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돌아보니 이렇다 할 업적은 없는 것 같다. 일 년쯤 되었을 때는 누군가 나에게 '기자란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었을 때, 멋들어지게 대답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수줍은 미소뿐이다.</p> <p>탈수습기에서는 게임기자가 된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번에는 지난 일년간 깨달은 몇 가지 사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사실 처음 '게임 기자'라고 했을 때는 언제나 즐겁고 재밌는 일에 대해서만 쓸게 될 줄 알았다. 게임은 언제나 재밌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게임업계는 생각보다 정치적 이슈와 기업 이슈도 많았다.</p> <p>게임 중독법 이슈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며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또한 각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왠지 유난히도 평화로운 금요일 오후는 '운수 좋은 날'이 되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p> <p>학교 다닐 때는 죽도록 싫었던 숫자였지만, 일하면서 숫자가 그렇게 재밌을 수 없다. '다함께 던전왕, 유저들 인기폭발'이라는 제목보다는, '다함께 던전왕, DAU HOT 1위, 100만 다운로드 돌파'라고 쓰는 게 훨씬 직관적이고 효과적이다.</p> <p>계란을 보고 병아리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판단할 수 없듯, 게임의 성공을 점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운 좋게 출시되기 전 간담회 등에서 미리 게임을 보고, '이 게임은 대박이다' 혹은 '어떡하지. 이 게임 망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지금까지 이런 생각이 맞아 떨어진 적은 거의 없다. 아마 예상이 적중한 것도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다.</p> <p>어떤 게임은 분명 성공할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크게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다.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유저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최고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게임도 있었다. 병아리 성 감별사가 한 달 1200만원의 높은 월급을 받는 직종 중 하나라던데, 게임의 성공 감별사가 있다면 한 달 몇 억은 받는 직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p> <p>얼마 전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우연히 다른 업체와 미팅자리에서 '친한 여자 사람 친구가 기자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그 사람이 '혹시.. 게임톡?'라고 물어봤다고 했다. 게임 업계는 유난히 좁은 곳이다.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이고, 두 다리를 건너면 와이프까지도 아는 사이다.</p> <p>페이스북을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의 경우 '함께 아는 사람'이 100명을 넘기니 참 신기하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이다. 6월 12일까지 500여명이었던 카카오톡 친구는 어느덧 850명을 돌파했다.</p> <p>'웅녀의 탈수습기'에서는 마지막에 '이제 막 콘텐츠가 열린 조렙(낮은 레벨) 캐릭터이다. 나에게 필요한 명언은 '게임은 만렙(최고 레벨)부터 시작이다'와 '네 레벨에 잠이 오냐?'이다'라고 했는데, 이제 1년이 지난 만큼 다른 명언이 필요할 것 같다.</p> <p>물론 아직까지 만렙을 찍지 못한 조렙이지만, 이제 솔플(혼자 플레이)로 사냥을 즐길 수 있는 만큼 필요한 명언은 '레벨업만이 살길이다' 아닐까 싶다. 기자로서도 직장인으로서도 레벨을 업그레이드해서 2015년 2월 25일 레알겜톡에서는 '레벨업이 제일 쉬웠어요'의 주제로 칼럼을 쓰고싶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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