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안철수 위원장과 회동
[ 김재후 기자 ] 김한길 민주당 대표(사진)가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르면 28일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달리 지난 대선 공약을 지킨다는 명분에 힘을 싣는 결정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기초선거에서 무공천할 경우 3만명 안팎 진성당원의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내 거센 반발도 점쳐진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기초선거에서 무(無)공천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 같다”며 “이르면 28일께 이런 입장을 담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민이 길어지면 주말로 공식 발표가 늦어질 수 있지만 입장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어제(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 저는 참 비통한 심정이었다”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대표적인 정치개혁 공약으로 앞세웠던 기초선거에서의 정당 공천 폐지 약속을 여당이 파기하는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공약한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25일까지 국민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아무 말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도 기초선거에서 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지 않겠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이번 기초선거에서는 정당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늦어도 2월이 다 가기 전에 밝혀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과 지난 24일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 발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은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하고 전 당원 투표로 확정된 사안”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이날 기초선거 정당 공천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윤여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의장은 “속으로는 기초공천 폐지 생각이 없으면서 당원 투표까지 해서 공천 폐지를 결정해 놓고, 마치 집권당이 저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공천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아니냐”고 공격했다.
안 위원장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 대표에게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를 논의하기 위한 3자 회동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안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27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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