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주 "나 떨고 있니?"…순한 소주 열풍에 국순당 울상

입력 2014-02-27 14:41  


[ 노정동 기자 ] 올해 들어서 전통주(酒) 제조기업 국순당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저도주 열풍 타격에 2년 전 달았던 '매출 1000억원 기업'이라는 이름표를 이미 반납한 데다 독한 소주 도수도 잇따라 낮아지면서 '15도 강자' 백세주 등 간판 상품의 판매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순당은 지난해 매출액 991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 이상 쪼그라들었다.

국순당은 2010년 국내외서 분 '막걸리 열풍' 덕분에 매출액 1037억 원을 달성, 2004년 이후 6년 만에 1000억 원대 매출액을 다시 기록했었다.

막걸리 붐이 가라앉기 시작한 2012년을 정점으로 실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 주류업계에서 '좀 더 부드럽게 마시자'는 저도주 바람이 불어닥쳤다.

또 다른 악재는 올해 터져나왔다. 이달 초부터 소주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알코올 도수를 낮춘 '순한 소주'를 내놓으면서 '독한 소주' 대용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온 백세주 등이 호(好)실적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순당의 연간 매출 비중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백세주는 알코올 도수 13~15도의 술로 롯데주류의 청하, 배상면주가의 산사춘과 더불어 15도 중반대 주류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가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과 '참이슬'의 도수를 1도와 0.5도씩 낮춰 '18도 시대'를 연 것.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수년 간 주기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최근 주류업계에 불고 있는 저도주 열풍 탓에 백세주 등 전통주들의 시장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젊은 층의 관심이 낮은 도수의 소주나 수입 맥주 등으로 옮겨 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순당은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가 소주 도수를 19도로 낮춘 2012년 당시 백세주 등의 도수를 0.5도 내리면서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이어 "백세주 등 전통주의 도수를 추가로 낮춰야할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전통주 업계의 노력으로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 밖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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