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점 신상 시계 출품
[ 민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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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백~수천 가지의 부품을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기계이면서 동시에 손목 위에 빛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 바로 시계 이야기다. 매년 가장 먼저 ‘올해의 신상 시계’를 만날 수 있는 스위스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에서는 럭셔리 워치 메이커들이 저마다 기술력과 예술성을 갖춘 대표작들을 선보였다. 지난 1월20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4 SIHH’에서는 리치몬트그룹에 속한 파네라이, 예거르쿨트르, 몽블랑, IWC, 까르띠에, 피아제 등과 독립 시계 브랜드 파르미지아니, 오데마 피게 등 총 16개 럭셔리 브랜드가 1500여점의 신상 시계를 선보였다.
이들 브랜드는 매년 그랬듯이 투르비옹(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처럼 고기능을 탑재한 수억원대의 시계와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등 고가의 보석을 박은 여성용 시계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투르비옹뿐 아니라 5분, 15분 등 일정 시간 단위로 소리가 나는 미닛리피터, 시·분·초를 따로 한 다이얼(문자판) 안에서 보여주는 레귤레이터, 큰 숫자를 새긴 디스크를 다이얼 밑에 넣어 돌아가게 하는 빅데이트 등 이미 나올 만한 기술은 다 선보인 상태다. 하지만 이를 얼마나 독창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지를 놓고 브랜드 간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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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경쟁과 함께 올해 SIHH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1000만~2000만원대 실용적인 시계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장 마크 자코 파르미지아니 최고경영자(CEO)는 “20~30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좋은 품질의 럭셔리 시계를 찾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또 캐주얼과 정장에 모두 어울리는 시계를 찾기 때문에 럭셔리 워치 메이커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제품을 더 많이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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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트렌드로는 역시 중국 등 아시아를 겨냥한 디자인을 대거 선보였다는 점이다. 다이얼의 크기를 40~45㎜에서 36~38㎜로 줄이고 두께도 얇게, 색상은 레드 골드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것을 많이 사용했다. 홍콩과 한국 기자들을 모아 신제품을 설명해주는 각 브랜드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홍콩과 중국이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를 피력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의 설명이 매번 이어졌다. 특히 피아제는 중국 장안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소나무, 말 등을 다이얼 위에 표현한 시계와 함께 코끼리, 공작새 등 동남아시아에서 선호하는 동물을 다이얼 안에 담았다.
제네바=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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