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朴대통령 담화 이후 김한길이 변했다

입력 2014-02-28 14:58  


(김재후 정치부 기자) 기초선거 정당 공천 관련,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입장이 최근 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놨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이를 뒤집자 민주당 내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가 많아졌고, 김 대표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란 관측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오늘(28일) 오후 2시 현재 김 대표는 정반대 결정(정당공천 무공천)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민주당내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주년 대국민 담화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만큼, 이를 뒤집는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여러차례 공개 발언해 왔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40여분간 이어진 대국민 담화에서 이를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끝을 냈는데, 이를 지켜본 김 대표는 매우 분노했다는 후문입니다. 아침마다 회의를 같이하는 한 고위 당직자는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무시당했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다음날인 26일부터 김 대표의 기초선거 정당공천과 관련 발언이 확연히 세집니다. 그리고 날이 지날 수록 점점 비판의 강도는 높아집니다.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어제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 저는 참 비통한 심정이었다.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대표적인 정치개혁 공약으로 앞세웠던 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여당이 파기하는 상황에 대해서 국민에게 공약한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까지 국민께 입장을 밝혀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대통령은 아무 말씀도 없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후보로서 국민께 공식적으로 내건 약속은 대통령이 모른 척한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국민과의 약속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굴면서 국민과 야당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대통령의 태도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초 이날 김 대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관련 새누리당과 같이 정당공천을 할 수 밖에 없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국 이 자리에서 “저는 오늘 민주당도 기초선거에서 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7일 의원총회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안하무인식 정치행태는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다. 오만과 독선에 빠진 집권세력의 행태는 한마디로 ‘우리가 하자는 대로 따라 오던지, 아니면 말고’식”이라며 “정치는 실종됐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국민과 야당은 안중에도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어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정치개혁의 대표공약으로 앞세웠던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여당이 앞장서서 파기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공약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일언반구도 없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발언 강도를 높였습니다.

오늘(28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선 더 강도가 세졌습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개혁의 대표공약으로 기초선거에서의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국민을 속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65세 이상의 어르신들 모두에게 매달 20만원씩 드리겠다는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속이고 표를 빼앗아갔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경찰의 거짓발표에 힘입어서 지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라고 쓰인 거짓 깃발을 흔들어대며 국민을 속이고 청와대를 점령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처럼 거짓 약속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참 나쁜 정치”라고 단문으로 비판했습니다. “청와대를 점령했다”거나 “국민을 속이고” 등의 문구도 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기초선거 정당공천에서 민주당은 무공천하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당내 추측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밀어붙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현실론에 무게를 둬 민주당은 공천하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아직도 ‘어떻게 결정해야할 지 막판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지방선거 뿐 아니라 정당의 존재 이유, 3만명에 달하는 당원의 줄탈당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전날 비공개로 “내일(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하라”고 민주당 지도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시한이 끝나는 데다 청와대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민주당은 무공천 선언을 한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28일) 오후 2시30분까지 김한길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은 전해져 오지 않고 있습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기자회견)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하면, 준비 없이 바로 지시가 내려올 것”이라며 “오늘 오후를 넘긴다면 주말까지 고민한 뒤 일요일께 발표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천을 하지 않는 쪽이 우세하겠지만, 결국 김 대표의 고민에 따라 달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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