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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밭이 바다가 되었다.'</p> <p>2년만이다. 2012년 게임톡은 창간을 맞아 다른 매체보다 발 빠르게 '판교 특집'를 다뤘다. 그리고 지난해는 게임톡은 강남역 인근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강남역 신분당선을 타고 17분. 당시 인기를 얻었던
위메이드의 '윈드러너'를 몇 판을 하다보니 판교역이었다.</p> <p>다시 2년 전. 판교역 밖으로 나오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4월의 토끼'를 하염없이 쫓아가야만 할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번데기가 알에서 채 나오지 못한 원시의 판교가 펼쳐졌다.</p> <p>
지금은 누구나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로 꼽은
엔씨소프트의 사옥은 겨울 기운을 털어내며 철골 구조물이 6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풀풀 날리는 먼지와 레미콘 트럭의 공사 현장과 대조되는 버스 정류장만 1년 전이나 올해나 그대로다. 그때 넥슨네트웍스 건물 창에서 내려다본 터파기 중인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의 건물의 추억이 새롭다.</p> <p>지금은 판교는 그 시절은 다 잊었다. 여느 조감도 속에 몇 사람이 오가는 풍경이 떠올리게 한 게임밸리의 중심 'H스퀘어'에는 점심시간이면 수많은 운동화족이 쏟아져 발디딜(?) 틈이 없다. '양복정장 실종'도 특징이다. 대학도 아닌, 사회도 아닌 '기이한' 풍경을 연출한다.</p> <p>당시 게임톡은 '2013년에 모두 완공되면 상주 인원 약 8만여 명, 유동인구 약 8만여 명 등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총 5000여명의 게임인이 이곳을 직장으로 삼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 만에 달라진 판교 게임밸리, 두 살 생일상을 받아든 게임톡이 꼼꼼하고 엣지있게, 개념있게 '창간2주년 특집' 취재를 펼쳐보았다.</p> <p>■ 테크노밸리 80% 완공-724개사 4만 2000명 근무 중</p> <p>판교신도시의 행정구역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하산운동, 삼평동 일원이다. 그 중에서 테크노밸리는 동판교와 서판교의 가운데 위치한다.</p> <p>지난해 연말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단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24개사 4만 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테크노밸리는 현재 80%가 완공되어 있고, 완성되면 8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p> <p>판교 테크노밸리의 변화를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엔씨소프트 R&D센터다. 우선 판교역에서 나와서 처음 보인다는 점과 승용차로 테크노밸리를 찾아가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랜드마크'의 위용을 갖췄다. 엔씨소프트는 이 건물 하나로 명실상부 게임밸리를 상징할 '얼굴마담'으로 불리는데 충분하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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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내로라하는 게임회사 랭킹 10위권을 다 입주해있는 '게임밸리'에서 보이는 건물들을 보면 절로 기업 스타일이 떠오른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게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게임이 포진한 MMORPG의 명가 엔씨소프트는 역시 건물도 스케일과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넥슨은 디테일과 감각이 살아있는 회사 성격대로 게임제작에 필요한 모션캡처나 음향 등을 꼼꼼하게 내부 안에 갖춰 실용주의를 추구한다. 분사 전인 네이버의 본사 건물이 연상되는 NHN엔터테인먼트는 규모도 크지만 초록 건물 유리창에 싸여 안팎으로 '자연주의풍'이 돋보인다.</p> <p>이 밖에 당당히 자기 사옥을 갖고 있는 위메이드와 네오위즈게임즈와 아직 자기 건물을 못 가진 스마일게이트, 카카오톡, 아프리카TV도 입주해 있다. 이처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부터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밸리, 전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전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의 게임사들이 아직 있기는 하지만 이제 판교게임밸리가 '짱'으로 등극했다.</p> <p>테크노밸리에는 아직도 건물을 짓기 위해 타워 크레인과 덤프 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황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테크노밸리는 한국 유일 R&D로 특화해 건설되었다. 글로벌 R&D센터, 공공지원센터, 산학연 R&D 센터 등 '창조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허브'로 발돋움을 꿈꾸고 있다.</p> <p>■ '정장 코스프레' 눈에 띄는 운동화 밸리 </p> <p>봄은 여성의 옷차림에서 먼저 온다. 봄처녀 너울쓰고 등장한다. 지난해 봄이 오는 3월 무렵 햇살 속에서 게임밸리를 걸었다. 다시 2년 후 걷는다. 역시 테크노밸리는 옷부터 봄이 온다.</p> <p>가령 대한민국 중심인 서울의 광화문과 여의도는 계절이 늦게 온다. 그곳에 가면 80% 이상이 정장 차림이다. 강남도 50%가 정장이다. 그런데 남자가 70~80%를 차지한 판교에서는 정장을 눈을 씻어보아도 발견(?)이 힘들다. 그래서 어떤 이는 '게임밸리에서 정장을 만나면 마치 '코스프레' 같은 느낌을 든다'고 말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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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밸리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은 연령이 낮다. 그리고 IT 관련 회사가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행동이나 의식이 자유롭다. 테크노밸리의 중심은 유스페이스-H스퀘어가 위치한 곳이다. 점심시간이면 젊은이들이 몰린다. 각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지만, 구내식당이 없거나 별미를 먹기 위해 모여든다.</p> <p>특이한 것은 판교 신도시 입주민은 판교테크노밸리를 가본 사람들은 드물다는 것. 4만 2000명이 종사한다는 테크노밸리 회사원들이 '귀한 손님'이 올 경우 빼곤 주민들의 영역에 좀체 가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p> <p>그러니까 판교는 주민들의 도시와 테크노밸리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테크노밸리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 섬'처럼 두둥실 떠오른 느낌이 들 정도다. 게임밸리에는 새 둥지를 찾아 게임과 IT 종사자들이 모였지만, 입주민들은 다른 이유로 판교로 왔다.</p> <p>게임밸리 회사원과 달리 입주민들은 서울 강남에 사는 부유층이거나 신도시로 조성된 분당에서 20년 살다보니 집이 낡아져 새집을 찾아온 이들이다. 정작 대다수 밸리 회사원들은 집은 판교에서 멀찍하게 떨어져 있다. 어쩌면 그들은 서로 '전혀 다른 부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p> <p>■ 게임밸리의 주차난-교통난 어제나 해결될까</p> <p>테크노밸리는 가장 고민은 철도 연결이 빈약해 생긴 주차난과 교통난이다. 여기다 인근 주택이 너무 비싸서 울상이다.</p> <p>우선 TV에서도 방영될 정도로 주차시설은 태부족이다. 밸리와 연결되는 연계버스가 적고 판교 전철역도 멀다보니 자가용을 끌고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전철만 해도 출구에서 테크노밸리 입구까지만 해도 600m다. 걸어서 최소 10분, 근무하는 곳에 따라 20분이 걸린다. 그래서 대중교통에 너무 기대어 수요 추정을 잘못한 것인지 주차난-교통난이 극심하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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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시설의 한 이유는 지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3배나 더 강해서 깊이 파지 못한다는 지질적인 특성도 있다. 지하의 주차장을 지으려면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건물 자체에 주차장이 많지 않다는 것.</p> <p>여기에다 여전히 공사가 계속 중이어서 관련 차량이 많다. 길에 주차된 차들의 90%는 공사장 인부들이 대놓은 차다. 이를 알고 회사원 중에서 단속을 안하는 것을 이용을 하는 도덕적 해이를 이용하는 이도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주차장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주차장 3곳이 개방되었다.</p> <p>
테크노밸리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넥슨-NHN엔터테인먼트 등 금토천 저쪽 구역-그리고 H스퀘어와 H스퀘어 등 상업지역을 포함한 구역-그리고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가 있는 곳이다. 직장들이 이용하는 카페나 식당은 현재 유스페이스, H스퀘어, 삼환 컨소시엄이 있는 곳에 집중되어있다.</p> <p>문제는 육교들이 뭔가 애매한 위치에 있어 전체적으로 동선과 동떨어진다. 가령 넥슨 직원은 H스퀘어까지는 가지만 육교나 신호등을 건너 위메이드 쪽까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또한 테크노밸리는 도시계획상 비행안전구역 제 2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위치에 따라 90~100m 정도의 고도 제한을 받고 비행기가 다니는 과정 소음이 발생한다.</p> <p>■ 2년만에 게임사 7배-직원 26.3배 껑충 '불야성'</p> <p>세월 너머 추억을 뒤적거리며 2년 전 '게임톡 창간 특집'에서 다뤘던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회사들 헤아려본다. 2012년 3월 29일 현재 판교에 입주한 게임사는 나우콤-
웹젠-넥슨네트웍스-에스지인터넷-넵튠 등 모두 5개로 총 인원 1140여명이 출근 중이었다.</p> <p>2014년 3월 3일은 어떨까. 판교 테크노밸리는 '게임밸리'라고 불려도 좋을 게임사의 천국으로 변모했다. 현재는 35개(2014년 1월 20일 기준)로 총 인원 3만명의 크고 작은 게임사들이 입주해있다. 2년 전에 비해 게임사 숫자로 7배, 게임사 직원은 26.7배가 늘어났다. 물론 그것도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아 당분간은 이사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p> <p>기록을 위해 파악된 게임사들의 명단을 올려본다. 스튜디오캔지, 콘컴, 페퍼콘, 누믹스미디어웍스, 모바캐스트코리아, 태울엔터테인먼트, 아프리카TV, 카봇엔터테인먼트, 모모, 넥슨코리아, 넥슨네트웍스,
게임하이, 넥스토릭, 띵소프트, 플레이위드게임즈, 네온스튜디오, 넥슨파트너즈센터, NHN 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액션스퀘어, 에스앤티플레이, 썸에이지, 넵튠, 레이드몹, 에스지인터넷, 스마일게이트, 엔트리브소프트, 스카이조아소프트, 엑스엘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웹젠, 알피지팩토리, 팜플, 블루홀 스튜디오, 모라코 등등.</p> <p>지금 판교 테크노밸리는 불야성이다.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피파온라인3'(넥슨), '블레이드앤소울'(엔씨소프트) '포코팡'(NH,H엔터테인먼트), '아크스피어'(위메이드),'문명온라인'(엑스엘게임즈),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블레스'(네오위즈게임즈), '아크로드2'(웹젠) 등 한국 대표 게임들의 고향이자 산실이다.</p> <p>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은 판교를 글로벌 허브로 지향한다. 임종빈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 팀장은 '판교는 한국유일 R&D 특화도시다. 싱가포르나 일본 등 동아시아에 여러 곳을 출장을 다녀보아도 R&D 연구소를 특화한 그런 곳은 없다'며 '경기도는 재작년 실리콘밸리에 탐방을 다녀왔다.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나 버클리 등의 거점대학이 있어 창업을 지원을 한다. 판교는 교통과 주택문제, 창업지원과 거점 대학이 부재한 것이 약점이다. 이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 <p>미완성의 도시, 판교테크노밸리는 2년 이후에는 어떤 꿈을 꿀까. 또한 이곳에서 어떤 명품 게임콘텐츠가 개발되어 전세계를 들썩거리게 할까.</p> <p>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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