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북한 전문가인 조건식 전 통일부 차관(62·사진)이 4년 만에 현대아산 사장으로 복귀해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다시 총괄지휘하게 됐다.
현대아산은 2008년 8월부터 2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던 조건식 전 차관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조 사장은 오는 19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종학 사장은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조 신임 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청와대 통일비서관, 남북회담사무국 상근회담 대표, 통일부 차관 등을 지냈다. 이후 통일연구원에 몸담고 있다가 박왕자 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됐던 2008년 8월 현대아산 사장으로 영입돼 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계속된 남북 간 경색으로 인해 당시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인 장경작 사장, 현대건설 부사장을 지낸 김종학 사장을 연이어 현대아산 대표로 임명했으나 회사 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07년 2555억원이었으나 작년엔 3분기까지 1072억원에 그쳤다.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북한문제에 정통한 조 사장의 복귀를 현 회장이 대북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는 등 분위기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조 사장이 현대아산 대표 시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대북문제에 경험이 많고 해박한 식견을 갖췄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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