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아이 교육 등에서 남편이 비교적 잘 도와줘 가정적으로도 별 탈 없는 여성이란 소릴 듣는 편이고요. 어쩌면 일과 집안을 병립하는 워킹맘의 완벽한 모델인 셈입니다. A씨가 이처럼 직장과 가정을 모두 성취할 수 있는 배경엔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합니다.
바로 자신에 대해 투자를 제거했다는 건데요. A씨는 언제간 “나를 위해 하루 중 얼마의 시간을 들이나 생각해 보니 ‘투자시간 = 0’라는 것을 발견하고선 웃고 말았다”고 털어놨습니다.A씨와 같은 경우의 워킹맘이 얼마나 될까를 알아볼 요량으로 실제로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직장인’ 100명에게 질문을 해 봤습니다.
“하루 중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있습니까?” 그 결과가 판단이 서지 않게 나타납니다. “없다” 51% 대 “있다” 49%로 결론을 내리기 애매모한 비율로 갈라졌습니다. 때문에 자녀의 연령을 구분 (초등학교 입학 전과 후)해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 (영유아)를 둔 워킹맘 응답자의 64%가 “내게 투자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이는 워킹맘들이 영유아기 자녀를 뒀을 때 가장 힘들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입니다.
이와 달리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워킹맘 응답자들은 자신에 대한 투자의 여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75.8%가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있다는 답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A씨의 사례와는 약간 다릅니다만.)
이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웅진씽크빅 단행본 출판그룹과 공동으로 ‘일하는 엄마의 생활’을 주제로 2014년 2월 20일부터 3월 5일까지 온라인과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워킹맘 열 명 중 여섯 명 꼴인 62.%가 ‘직장과 가사 및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앞에서 결과처럼 그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81.0%는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이 힘들어 직장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는 대답을 내놨고요. 이 같은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론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전일 때’ (40.0%)로 드러났습니다. 자녀가 영유아일 때 가정과 직장의 병립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는 분석입니다.
응답 워킹맘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로 ‘체력적인 부담 (35.0%)을 꼽았습니다. 이어 ‘아이가 아픈데도 돌봐주지 못할 때’ (34.0%)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을 때’(34.0%)를 지적했고요.
워킹맘들이 이처럼 힘들지만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론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 (70.0%)이 가장 큽니다. ‘다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36.0%)도 작용하고 있고요. 워킹맘 10명 중 9명 (91.0%)은 지금 회사를 그만 두더라도 다시 일할 것 이라고 답했습니다.이유는 ‘경제적 보탬이 되고 싶어서’ (33.0%) ‘일을 할 능력이 충분히 있어서’ (28.6%)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강의 우먼’ 워킹맘들은 자신이 정년퇴직하는 연령으로 평균 48.3세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 평균 연령인 52세 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우리나라 워킹맘의 대부분 (95.0%)은 이번 조사에서 “자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녀에게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세대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신의진 교수는 이와 관련 “일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마라. 아이에게 나쁜 엄마는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라고 조언했습니다.
다음은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에서 출처하는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 워킹맘 10계명’ 인데요. 참고하시길...
"1. 죄책감은 당신을 망칠 뿐이다. 2. 일이냐, 아이냐 이분법적인 선택에서 벗어나라. 3. 아이가 아픈 것은 결코 당신 때문이 아니다. 4. 출산 후 3년, 어떻게든 버틴다는 생각으로 일하라. 5. 집에 들어가는 순간 ON/OFF 스위치를 바꿔라. 6. 절대 남편을 방관자로 만들지 마라. 7. 직장에서는 철저히 직장의 룰에 따라라. 8. 모든 일에 A를 받으려고 하지 마라. 9. 일부러라도 아파 봐라. 10. 당신이 가는 길이 가장 옳은 길이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