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돌린 '벤처1세대' 해외도피 10년만에 '덜미'

입력 2014-03-10 13:18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한 '벤처 1세대' 사업가가 10년 만에 덜미를 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피코소프트 전 대표 유주한(5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0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자신이 개인적으로 세운 브라질 온라인복권 업체에 자금을 조달하려고 피코소프트의 자금 186억원을 멋대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회삿돈 54억원을 복권업체에 무담보로 대여해주는가 하면 온라인복권 장비 94억원 어치를 피코소프트 자금으로 구입해줬으며 이 복권업체가 발행한 전환사채 38억원어치를 사들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3년 피코소프트를 설립한 유씨는 회계프로그램 '키컴', 중소기업용 업무프로그램 '명인 소프트웨어 시리즈' 등을 개발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기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후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처하고 2004년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되기에 이르자 유씨는 브라질로 도피했다. 또한 회사 법인 소유의 주식처분 대금 5억6000만원을 브라질로 빼돌려 도피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최근 회사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하자 재산 처분 등을 위해 2012년 3월 입국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은뒤 결국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소액주주에게 큰 피해를 야기했던 1세대 벤처 기업인의 배임 혐의를 뒤늦게나마 철저히 밝혀내 엄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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