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리미엄·인지도·與후보 난립 영향
후보 확정후 정당 지지율 따라갈지 주목
[ 이정호 기자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주요 격전 지역의 각 후보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일부 지역에서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따돌리거나 여야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현역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현역 프리미엄과 지역 인지도 등 인물 중심의 평가가 초반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본격적인 선거활동 시작과 함께 정당 지지율이 선거 판세를 뒤집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지역은 충남이다. 한국경제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의 전화설문 조사 결과 민주당 소속의 안희정 충남지사는 50.7%의 절반이 넘는 지지율을 얻어 새누리당의 최적합 후보로 꼽힌 이명수 의원(35.2%)을 15.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충남 지역의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5.5%로 민주당(18.7%)과 새정치연합(7.2%)을 크게 앞질렀다.
이와 관련,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분석팀장은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명예총재의 정계 은퇴 이후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나 뚜렷한 지역 정당이 없다는 점, 새로운 대표 인물을 원하는 민심, 별다른 잡음 없이 임기를 보낸 안 지사의 현역 프리미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권 예비후보인 이 의원과 홍문표 의원,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혼전을 벌이며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충북 역시 후보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권 예비후보인 정우택 의원이 49%의 지지율을 얻으며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지사(44%)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이 지역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절반이 넘는 53.3%로 통합신당(민주당+새정치연합)의 지지율(22.6%)을 2배 이상 웃도는 것과는 판이한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초강세를 보여온 부산의 경우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 결과 새누리당의 최적합 후보로 꼽힌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43%의 지지율을 얻어 오 전 장관(38.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번까지 세 번째 부산시장에 도전하며 쌓아온 인지도와 정치색을 덜 타는 무소속 배경이 오 전 장관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의 경우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의 지난 5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39%로 통합신당(36%)보다 높았으나 야당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46.5%)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45.3%)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경기에서는 인물 인지도가 높은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정당 지지율(45.7%)과 비슷한 47.5%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 팀장은 “정당별 후보가 최종 결정되고 선거가 다가오면 유권자들이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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