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렛 버핏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정보기술(IT) 업종보다는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주기가 짧은 IT분야 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 기업'이 '가치투자'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우리투자증권이 미국의 전자공시시스템인 에드가(edgar)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종목의 시가총액은 2월말 종가 기준으로 약 989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웰스파고(21.7%), 코카콜라(15.5%),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4.0%), IBM(12.8%), P&G(4.2%) 등이다. 금융주(42.8%)와 필수소비재(23.9%)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우리투자증권 해외기업분석팀은 "보유종목 리스트를 보면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나 효율적 저비용을 경쟁력으로 갖고 있거나 코스트코, 월마트 등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 회사 등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IT업종의 경우 한국 시장에서는 약 30%를 차지하고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는 비중이 작지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워렌 버핏은 거의 이 업종 주식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팀은 "이는 워렌 버핏이 IT분야를 잘 알지 못했고, 기술적인 발전과 짧은 제품 수명주기로 기술주의 미래이익을 장기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워렌 버핏의 투자 실력은 이미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 상승을 통해 증명해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20년간 주당 순자산이 연평균 19.1%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 해외기업분석팀이 워렌 버크셔 해서웨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별 비중을 동일가중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지난 10년간 누적수익률은 288%(연환산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54%의 수익률을 보였고 리만 브러더스 사태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감안할 경우 매우 훌륭한 성과이다.
한편 워렌 버핏은 최근 포브스에서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582억 달러의 재산으로 전세계 4위를 기록했다. 8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투자 결정 소식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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