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는 매스컴을 통해 활발하게 소개되어온 질환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공개된 ADHD는 산만한 아이의 모습, 난폭하고 제어하기 힘든 증상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보기에 주의가 산만한 아이, 교우관계에서 난폭함 및 자기 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한 ADHD 중 무려 50% 이상이 성인기까지 ADHD증상을 겪는 것을 미뤄보아, 이렇게 아이의 증상에 대한 조기대응을 하는 가정이 늘어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소리 없이 찾아오는 ADHD, 조용한 ADHD에 관한 관심이다.
◆조용한 ADHD가 더 무섭다
ADHD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다. 산만하고 난폭한 성향을 보이는 과잉행동?충동형, 그리고 주의력이 결핍되어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부주의형, 이 두 가지 유형의 증상을 모두 보이는 혼합형이 있다. 우리가 흔히 인지하는 눈에 띄게 산만하고 난폭한 아이들이 바로 첫 번째 유형이며, 비교적 이상 증세를 발견하기가 쉬워 조기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문제는 바로 두 번째 유형인 부주의형이다. 이는 일명 조용한 ADHD라고 불리는데 확연하게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상당수가 방치되고 있다.
ADHD특화클리닉으로 잘 알려진 김봉수 김봉수학습클리닉 원장은 “조용한 ADHD는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 및 충동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주의력이 상당히 떨어져 공부나 업무는 물론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학습이나 일을 할 때 딴 생각을 많이 하고 멍할 때가 자주 있거나, 학습이나 일의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을 자학하고 우울증 등 정서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과 대화를 할 때에도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지 못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행동이 산만하지 않더라도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서 상담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인생에서 전반적으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ADHD, 부모의 관심으로 조금 더 빨리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사회생활 및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아이 ADHD 알아보려면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제시한 조용한 ADHD 체크리스트를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 8가지 항목 중 6개 이상이 해당되면 조용한 ADHD일 가능성이 높다.
①학습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할 때 부주의해서 실수를 자주 한다.
②과제나 놀이를 할 때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③자주 말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것 같다.
④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다.
⑤지속적으로 정신을 쏟아야 하는 일을 피하거나 싫어한다.
⑥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⑦외부자극에 쉽게 주의가 흐트러진다.
⑨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어버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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