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게이머, '승부조작' 폭로 남기고 투신중상

입력 2014-03-13 10:40  

전 프로게이머가 자신이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글을 남기고 투신해 중상을 입었다.

13일 오전 5시56분께 부산 북구 금곡동의 한 아파트 재활용품 수집창고 바닥에서 천모씨(22)가 '살려달라'고 신음하고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재활용품 수집창고 지붕에 구멍이 나 있었다.

천씨는 온 몸에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아파트에 사는 천씨가 12층 복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천씨는 누나와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유명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였던 천씨는 투신 전 자신의 SNS 계정과 게임사이트 등에 유서와 함께 승부조작 고백글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글에서 천씨는 자신이 소속됐던 프로게임팀이 처음부터 승부조작을 위해 기획되고 만들어졌으며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로 돈을 벌기 위해 가난한 집안 선수들만 영입했다고 적었다.

천씨는 나중에 승부조작 사실을 알게 됐다. 감독이 승부조작을 권유해왔다. 이를 거절하자 시즌 중간에 숙소를 없애고 팀을 해체했다고 덧붙였다.

천씨는 이 글과 SNS에 남긴 유서에서 '5분 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적어 자살을 암시했다.

경찰은 천씨가 남긴 유서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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