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협력사 지원받아 불량률 20% 줄였더니 연매출의 8% 비용 절감
[ 안재광 기자 ] 자동차용 배터리부품 도금이 주된 사업인 한솔테크는 생산품 100개 중 2개꼴로 불량이 발생했다. 반품으로 인한 신뢰 하락은 말할 것도 없고 금전적인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최대 고객사인 창완단자 한 곳에서만 제품 불량 ‘클레임’이 월 15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공정 개선에 나선 뒤 올해 들어 불량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여동문 한솔테크 품질부장은 “불량률이 기존 대비 5분의 1 이상 감소했다”며 “창완단자의 클레임이 월 3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1차 협력사가 적극 지원
한솔테크가 품질 불량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인 비결은 상위 협력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유라코퍼레이션은 현대차의 1차 협력사로 작년 9월 2, 3차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1억원을 출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다.
‘산업혁신운동’은 대기업과 협력사, 상위 협력사와 하위 협력사 간 상생협력 프로그램이다. 유라코퍼레이션의 출연금 수혜 대상은 3차 협력사인 한솔테크 등 5곳으로 업체당 2000만원씩 돌아갔다.
한솔테크는 이 지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작년 10월부터 외부 컨설팅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문제점부터 파악했다. 불량 발생 원인은 다양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요인 6개를 뽑아 집중 점검했다. 예컨대 공정을 일부 생략하거나 고장이 잦은 온도 센서와 히터 등을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식이다. 컨설팅 비용과 장비 도입에 지원금을 썼다.
또 작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토론을 활성화하고 주간 단위 교육을 정례화했다. 올 초에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고 목표를 분명히 인식시켰다.
◆연 매출 8% 수준의 비용 절감
한솔테크는 생산혁신 활동으로 지난 1월 2800만원, 2월 18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올해 연간 2억4000만원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최진영 한솔테크 사장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이 28억원이었으니 계획대로만 되면 연 매출의 8%를 절약할 수 있다. 2000만원이 지렛대로 작용해 본격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인센티브가 돌아간다. 최 사장은 “분기 성과급으로 이달에 1인당 30만~40만원씩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생산성이 높아지면 이에 비례해 성과급도 더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무된 것은 한솔테크뿐만이 아니다. 이재갑 유라코퍼레이션 구매본부 이사는 “하위 협력사 불량이 적어지면 완성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수준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컨설팅을 맡은 신용균 한품질경영연구소 대표는 “중소 하도급업체의 공정 개선은 작업자들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는지가 관건”이라며 “조금만 도와주면 생산성이 확 높아질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윤창주 중견기업연합회 대외협력팀장은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등 앞으로 보다 많은 중견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남동산업단지=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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