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신한생명 등 보험사들 석유공사 하베스트에 투자

입력 2014-03-14 17:44   수정 2014-03-14 18:17

한화자산 2000억 규모로 1차 펀딩 마무리 예정
과학기술공제 비롯해 보험사들 참여
에너지 공기업 첫번째 자산 구조조정에 '청신호'



이 기사는 03월13일(10: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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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로 캐나다 에너지개발기업인 하베스트가 국내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2000억원을 유치하기로 했다. 신한생명,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보험사와 2~3군데 공제회가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베스트는 유·가스전(업스트림)과 가스처리시설(미드스트림)에 대한 자산 유동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 우선 2000억원 규모로 1차 펀딩(투자금 조성)을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해선 과학기술공제회와 신한생명이 각각 300억원, LIG와 메리츠는 200억원씩 투자하기로 확정됐으며, 내부 투자심의 절차도 완료됐다. 나머지 1000억원에 대해서도 대형 공제회 한 곳에서 조만간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결성을 맡은 한화자산운용은 당초 자산유동화로 4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이번에 1차적으로 2000억원을 조성하고, 2차 펀딩은 시차를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하베스트 자산 유동화는 공기업 부채 축소를 위한 첫번째 프로젝트다.석유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정부는 에너지 공기업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자원 자급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 연기금에 매각하는 방안 등을 내놓기도 했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의 100% 자회사로 2009년 12월 약 3조2000억 원(28.9억 캐나다 달러)을 들여 인수했다. 2012년말 기준 석유공사 총 투자금액의 35%(4조3000억 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유공사 총 가채매장량(확인매장량과 추정매장량 합계)의 37%(4억9000만 배럴) 비중을 가진 석유공사 최대 자회사다.

이번 자금 조달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유가스전을 개발하고 가스처리시설을 준공하는데 들어갈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한화자산운용 등이 FI들을 끌어들여 조성한 펀드와 하베스트가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구조다. 하베스트가 연 ‘원금+4%’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로 하면서 자금 유치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 부실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지만 자회사 중 석유정제회사(다운스트림)인 날(NARL)만 제외하면 건실한 회사로 평가받는 곳이다. 2012년 업스트림 부문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567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번 돈을 석유정제회사에 쏟아붓고 있는 구조 탓이다. 이런 이유로 하베스트는 날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0원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하베스트에서 떼어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돈을 주고 석유정제회사를 사온 것이 아깝긴 하지만 이를 감수하고 하베스트를 ‘클린 컴퍼니’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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