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B시장서 1조2000억 증발
[ 허란 기자 ] 신주인수권과 채권을 분리해 매매할 수 있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이 금지된 이후 전체 주식 관련 채권시장(ELB)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전환사채(CB)가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분리형 BW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본지 3월14일자 A1면 참조
14일 한국거래소 발행공시를 분석한 결과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된 지난해 8월29일 이후 6개월간 BW 발행 규모는 10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6개월(2013년 3월1일~8월29일)의 2조4564억원에 비해 96%나 감소한 것이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CB가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충분하진 않았다. 분리형 BW 발행금지 전후 6개월간 CB 발행금액은 4258억원에서 1조2641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 기간 BW와 CB를 합한 ELB 발행 규모는 2조8822억원에서 1조3645억원으로 줄면서 6개월 만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증발했다.
국회는 지난해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되사가며 지분율을 높이는 데 악용한다는 이유로 분리형 BW를 전면 금지시켰다. 그러나 공모발행은 사모발행과 달리 이런 폐단이 없는데도 모조리 금지되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는 막히게 됐다. 실제 분리형 BW 발행금지 전후 6개월간 한진해운 코오롱인더스트리 동부건설 등이 5173억원을 조달했던 공모발행 시장은 0원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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