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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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9월에는 회원제 18홀인 서코스를 추가 개장하면서 당시로선 국내 최대 규모(54홀)를 자랑했다. 서울 강남에서 1시간이 안 걸리는 탁월한 접근성으로 주말 이곳에서 부킹하려는 유력 인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서코스의 회원권 가격은 한때 8억원을 넘어 ‘황제 회원권’으로 불렸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을 개최하기도 했다.
1996년 창업주가 작고한 뒤 사망 전까지 창업주보다 먼저 세상을 등진 장남 윤맹진 씨 대신 차남인 윤맹철 씨가 대표이사로 취임, 골프장을 경영했다.
윤익성 창업주는 슬하에 6남매를 뒀다. 이 중 둘은 일본에, 나머지 넷은 한국에 있다. 창업주는 생전에 자녀들에게 지분을 골고루 양도했다. 당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차남 윤맹철 전 회장(36.5%)이 골프장을 운영했다.
그러나 윤 전 회장의 골프장 경영에 불만을 품은 창업주 일가가 지분을 갖고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장남인 고 윤맹진 씨의 아내 석진순 현 대표와 아들(윤용훈)은 윤 전 회장보다 적은 지분(14.5%)을 물려받았다. 한국에 있는 나머지 두 형제(윤광자, 윤대일) 역시 14.5%씩 지분을 물려받았다. 일본 측에서는 20%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일본 지분 20%를 합쳐 윤 전 회장은 56.5%가 돼 골프장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했으나 형제 가족들의 상속 지분과 관련, 끊임없는 다툼이 이어졌다.
2004년 윤 전 회장이 한국에 있는 나머지 3형제에게 각각 지분 3%씩을 양도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3형제의 지분이 종전 대주주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3형제(윤광자, 석진순+윤용훈, 윤대일)는 합의 아래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권을 차지하려 했다.
그러나 사모펀드인 ‘마르스2호’가 2007년 4월 윤맹철 씨 측 지분을 인수하면서 가족 간 분쟁은 국내 사모펀드의 첫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변모했다.
마르스2호는 2012년 5월부터 공개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초기에 매각 대금이 1조원을 호가했으나 부동산 경기 불황 여파로 매각이 무산되면서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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