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주식성과급 60% '싹둑'

입력 2014-03-17 21:25  

KB·하나·신한, 고액연봉 논란에 한도 축소…이사 보수도 삭감


[ 김일규 기자 ]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장기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로 받는 주식성과급(스톡그랜트) 한도가 최대 60%까지 깎인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난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장기 성과급 한도 잇따라 축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임영록 회장의 주식성과급 한도를 임기 시작 시점인 작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3년간 총 10만주로 정했다. 이는 3년간 총 25만주였던 기존 주식성과급 한도의 40% 수준이다. KB금융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한다.

금융지주사들은 기본 연봉이나 단기 성과급과 별개로 장기경영실적을 반영해 자사주 또는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장기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한도를 낮춰 보수를 삭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7만주이던 김정태 회장의 ‘성과연동 주식보상’ 한도를 올해 5만주로 줄인다. 28.5% 감소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한동우 회장의 주식성과급 한도를 올 한 해 1만9500주로 정했다. 이전에는 2010년 4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년9개월간 총 5만9000주였다. 이 기간에는 라응찬 전 회장(2010년 4월~2011년 3월)에 대한 주식성과급도 포함돼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순 계산하면 주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성과급이 큰 폭으로 깎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보수 한도도 절반씩 줄여

사외이사를 포함해 전체 이사의 보수 한도도 축소된다. KB금융은 임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총 10명의 연간 보수 총액을 올해 25억원으로 정했다. 작년에는 이 한도가 50억원이었다.

신한금융도 한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0명에 대한 보수 한도를 지난해 60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반 토막 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보수 한도를 절반으로 낮추고 주식성과급도 축소한 점을 감안하면 회장 보수가 35~40% 안팎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보수는 한 해 평균 20억~30억원 수준에서 13억~19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회장 보수 삭감률이 커 행장과 회장의 연봉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 곳도 있다”고 전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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