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소외계층에 자동차를 제공하는 사업의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포터 트럭 2대를 제공하는 데 그쳤던 이동복지 차량 지원 규모를 11대로 늘렸다. 승합차인 스타렉스와 포터, 승용차 엑센트 등으로 차량 모델도 확대했다. 현대차의 지원을 받은 경기 시흥의 노인종합복지관은 엑센트를 타고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생일잔치를 열어주는 사업도 열기로 했다. 윤갑한 현대차 사 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역 사회복지단체 차량 지원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과 연관된 봉사활동 증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임직원들이 일회성 봉사활동을 하거나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식이었다면 최근엔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 단순히 퍼주는 것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업과 관련된 활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차의 ‘기프트카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자동차 회사의 전문성을 살려 창업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에 창업용 차량과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2010년 무려 960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한 차사순 할머니 등에게 차를 선물하는 것으로 1차 캠페인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라는 특성을 살려 안구마우스인 ‘아이캔’을 선보였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눈동자를 움직여 PC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기기다. 기존에 나와 있는 안구마우스 가격은 1000만원대였지만 삼성전자는 개발비 등을 부담해 5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아이캔을 보급했다.
기업 본연의 사업과 연관된 사회공헌 활동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5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4%가 사업과 연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직원의 기술 및 재능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도 74%에 달했다.
SNS는 사회공헌의 필수 항목
글로벌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기업 사회공헌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잡았다. 설문 대상 중 64%가 해외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SNS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는 기업도 64%에 달했다. 기업들의 주된 관심 대상은 아동과 청소년이었다. 사회공헌의 최우선 수혜 대상을 아동과 청소년으로 생각하고 있는 기업들이 56%로 가장 많았다. 지역사회(15%)가 2위에 올랐고 저소득층(13%), 노인(6%), 장애인(4%), 다문화가정(3%) 순이었다.
이익 줄어도 기부 금액은 늘려
기업들은 사회공헌 지출도 늘리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2000년대 초반에 연간 사회공헌 관련 지출이 1조원을 넘은 데 이어 2011년에 처음 3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에 3조2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고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해마다 사회공헌 활동에 3조원 이상 쓰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 경제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기부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익 증가액보다 사회공헌 지출액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 2012년 국내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쓴 금액이 전체 세전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8%였다. 2011년(3.18%)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전경련 설문에 응답한 225개사 중 절반 이상인 129개사는 2011년보다 세전 이익은 줄었지만 사회공헌에 더 많은 돈을 썼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공헌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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