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억 탈세혐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전면부인

입력 2014-03-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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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억원 규모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64) 남양유업 회장 측이 18일 "증여세와 상속세 등을 내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홍 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행위는 조세포탈 혐의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란 조세를 징수하거나 부과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매우 어렵게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 변호인은 "홍 회장은 선대 창업주인 부친 홍두영(2010년 작고)의 상속자로 수표와 차명주식 등을 물려받는 수동적인 입장에 있었다"며 "차명 상태가 유지된 것이다. 적극적인 은닉 행위로 탈세를 했다고 보고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2008년 '삼성특검' 이후 만들어진 판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탈세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특검' 판례에서도 보듯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며 차명 상태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현금을 세탁하는 등 행위가 있을 때 조세포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다"며 "이러한 적극적인 행위가 없었기에 이 사건은 삼성의 사례와 다르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공소 사실 일부에 대해서도 실제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인은 "검찰은 홍 회장이 앤디 워홀의 '재키' 그림을 차명으로 사들여 증여세를 포탈했다고 주장하나, 이 그림은 선대가 구입해 홍 회장에게 상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수표와 차명주식 등으로 그림을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주식거래를 하는 수법 등으로 증여세 26억원과 상속세 41억2천여만원, 양도소득세 6억5천여만원 등 모두 73억7천여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웅(61) 남양유업 대표도 회삿돈 6억9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5월13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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