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커피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매장수 기준으로 업계 1위인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규제기업 대상에서 빠져서다.
업계에선 "동네카페의 실질적인 경쟁자인 이디야가 빠진 건 어불성설"이라며 불만섞인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지난 11일 열린 커피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결의하고 카페베네 등 토종 커피전문점 6곳과 스타벅스 등 외국계 커피 회사 2곳을 규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선정 기준은 중소기업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상 또는 매출액 200억원 초과 시 대기업에 속한다는 중소기업법을 근거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회는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상과 커피 관련 연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동시에 만족하는 업체를 규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연매출액은 780억원 이지만 상시 근로자 수가 160명인 이디야커피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디야커피는 2010년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해 평균 7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커피전문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출점 거리 제한 업체에서도 빠지며 지난해 80% 이상 급성장했다.
중앙회의 선정 기준에 따라 이번에도 이디야가 빠지자 커피업계 안팎에서 불만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매장수를 기준으로 국내 1위 업체인 커피전문점이 빠지면서 중소상인의 영업권을 보호하자는 취지인 중기적합업종 제도가 실효성을 잃게 됐다는 게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카페의 영업권을 일정 부분 보호하자는 것이 커피 중기적합업종 지정의 취지인데 소형 매장을 중심으로 골목 곳곳에 출점하고 있는 이디야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동반 성장의 취지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작 규제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대형 상권 위주로 출점 전략을 짜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중앙회의 현실에 맞지 않은 선정 기준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해 연 매출액이 이디야커피보다 작은 커피전문점들이 규제 대상에 선정되서다.
실제 이디야커피(780억원)보다 연 매출액이 낮은 탐앤탐스(750억원)는 정규 직원수(420명)가 200명을 넘어 규제 대상에 선정됐다. 할리스커피도 연 매출액이 690억원으로 이디야보다 작지만 직원수가 205명으로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중앙회가 근거로 삼은 중소기업법의 중소기업 정의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이 47년만에 개선 방안을 내놓을 정도로 오래된 법이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연 매출액 200억원, 정규 직원수 200명 이하인 중소기업에 대한 정의를 3년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내후년 적용을 목표로 개편을 추진 중인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액이 이디야커피보다 작은 커피전문점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업체 선정에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현실을 고려한 선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중앙회는 최근 커피 업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지정 신청 절차를 마무리짓고 이달 말께 동반위에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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