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발행한 CB 연내 상환 예정
이 기사는 03월10일(14: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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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올해 상장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하고,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로 2년전 발행한 2350억원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6일 SK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상장을 포함한 그룹 계열분리 작업을 잠정 보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건설의 실적이 악화하고 그룹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당분간 상장(IPO)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상장을 전제로 발행했던 CB는 연내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2년 1월 SK건설은 2014년 IPO하는 것을 전제로 2350억원의 CB를 사모펀드(PEF) 등에 발행했다.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1100억원, KB자산운용과 대신-흥국PEF가 각각 800억원, 450억원을 투자했다. CB의 만기는 2018년이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SK건설은 해외 플랜트 공사 손실로 지난 해 3분기말 기준 3148억원의 영업손실과 2855억원의 순손실을 입어 상장요건을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올해 흑자로 돌린다고 해도 2014년 재무제표가 나오는 내년 3월 이후 상장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SK건설 상장을 통해 SK㈜의 보유지분을 매각해 계열분리한 뒤 SK케미칼, SK가스, SK건설을 중심으로 독립그룹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소유한 SK C&C가 최대주주로 있는 SK㈜가 지주사로 있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C SK해운 등을 거느리고 있다. 단, 최 부회장이 소유한 SK케미칼을 중심으로 SK가스 유비케어 SK신텍은 지주사 체제에서 빠져있다. SK㈜와 SK건설간 지분고리만 끊으면 최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구조다. SK㈜는 SK건설 지분 4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말 최 부회장이 SK건설 지분 5.6%를 법인에 무상증여하고 건설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것이 일종의 신호였다"면서 "상당기간 계열분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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