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르투갈 국영 은행 계열 보험사 인수 후 한국 보험시장 진출 타진
LIG손보 진성 매각 아닐땐 KDB생명 인수전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이 기사는 03월20일(0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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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푸싱(復星·Fosun)그룹이 LI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푸싱그룹은 KDB생명보험 인수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싱그룹은 최근 국내 소수 IB를 대상으로 LIG손보와 KDB생명에 대한 인수자문을 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은 아니지만 몇 군데 IB에 LIG손보 관련 인수자문 및 실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워런버핏’으로 유명한 궈광창(郭廣昌) 회장이 이끄는 푸싱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과 철강, 소매업, 금융 분야에 다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 민간기업이다. 푸싱그룹은 작년 5월 세계적 리조트업체인 클럽메드를 인수한 데 이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인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을 인수해 유명해졌다. 작년 이스라엘 의료기기제조업체, 미국 제약업체를 인수했고, 올해 동남아 최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카페인 시크릿레시피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작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4조원에 달하며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푸싱그룹은 최근 보험사 M&A도 공격적으로 해왔으며 LIG손보나 KDB생명 인수 등을 통해 한국 보험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싱그룹은 올해 초 포르투갈 국영 은행 ‘카이샤 제랄 데 데포시토스’의 보험 계열사인 ‘카이샤 세구로스 에 사우데’를 10억유로(약 1조4430억원)에 인수했다. 2012년엔 영국 푸르덴셜 금융과 50대50 합작으로 프라메리카푸싱 생명보험을 설립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홍콩 피크 재보험 지분 85%를 확보했다.
LIG손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잠재적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하고, 오는 28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푸싱그룹이 본격적으로 LIG손보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롯데손해보험, KB금융지주, 동양생명(보고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자베즈파트너스 등 국내 후보들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은 LIG건설 기업어음(CP)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 2000억원 규모의 빚을 갚기위해 작년 11월부터 LIG손보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대상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19.5%의 지분이다. 인수후보들은 추가로 LIG손보 자기주식(약 10%)를 인수할 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진성매각’논란이 일고 있는 LIG손보 매각이 지지부진할 경우 푸싱그룹은 KDB생명 인수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LIG손보의 매출 가운데 25~30%가 범 LG가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LIG그룹이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사모펀드(PEF) 등에 파킹 딜(겉으로는 매각 형태지만 사실상 PEF에 경영권이나 지분을 잠시 맡겨두는 거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범LG가인 희성그룹과 LB인베스트먼트가 인수전에 나선다는 전망이 나왔고, 매각 불확실성 때문에 보고펀드가 대주주인 동양생명을 제외한 롯데나 메리츠금융그룹, KB금융 등 SI의 인수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분석도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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