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2곳·GS25 562곳 늘려
GS25가 연내 CU 앞지를 듯
[ 유승호 기자 ] 편의점 업계에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부동의 1위였던 CU가 주춤하는 사이 2위 GS25가 점포 수를 꾸준히 늘리며 선두에 바짝 다가섰다. 한때 800개였던 양사의 점포 수 차이는 1년여 만에 200여개로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라면 GS25가 올해 안에 CU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1위 12년 만에 변화 조짐
GS25는 지난 2월 말 기준 점포 수가 7721개로 작년 말보다 21개 늘었다고 20일 밝혔다. GS25는 지난해 점포를 562개 늘린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신규 점포를 꾸준히 내면서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반면 CU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U 점포 수는 지난달 말 7946개로 올 들어 6개밖에 늘지 않았다. CU는 지난해에도 점포를 2개밖에 늘리지 못했다. CU와 GS25의 점포 수 차이는 2012년 말 800개에서 올 2월 말 225개로 좁혀졌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GS25는 올해 500여개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며 “연말 점포 수는 8200여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U는 GS25보다 적은 400여개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연내 편의점 1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GS25가 CU를 제치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편의점 업계 1위가 바뀌게 된다. GS25는 3위 세븐일레븐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7230개에서 올 2월 말 7213개로 줄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 차이는 508개로 벌어졌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 365플러스는 올 들어 2월 말까지 24개 점포를 새로 냈지만 총 점포 수는 67개로 선두권에 크게 못 미친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90여개 점포를 갖고 있는 편의점 업체 위드미FS를 인수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CU, ‘갑을논란’ 이후 주춤
갑을관계 논란이 편의점 업계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월부터 5월 사이 경남 거제시와 경기 용인시 등에서 편의점 가맹점주 4명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자살했다. 이 중 3명이 CU 가맹점주였다. 이후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주에게서 받는 로열티가 지나치게 많고 계약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을 물린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재구 CU 대표는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을 열어 “가맹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상생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CU의 점포 수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CU 점포 수는 지난해 4월 말 8023개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8월 말 7841개로 줄었다. 세븐일레븐도 가맹계약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으면서 점포 수를 늘리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CU와 세븐일레븐이 갑을관계 논란에 휘말린 사이 GS25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편의점 창업 희망자들이 GS25로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GS25는 출점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12월 반경 250m 안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모범거래 기준’을 시행했다.
GS25 관계자는 “출점 규제 1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150m의 거리 제한을 적용했다”며 “다른 업체에 비해 점포 밀집 지역이 적어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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