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숏 포지션에 두려움 버려야"
19일 서울 여의도동 대신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이상훈 매니저는 "롱과 숏에서 모두 성공한 덕" 이라며 "흔히 찾아오는 행운은 아니다"고 비결을 밝혔다.
롱숏펀드는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롱(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은 숏(공매도)하는 식으로 굴러간다. 뚜렷한 주도주가 실종된 안갯속 장세에서 어느새 '대세'가 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매니저의 역량이 뒷받침 돼야만 빛을 볼 수 있다. 상승과 하락을 반대로 예측할 경우 위험성은 배가 되기 때문.
그는 "선물 브로커, 애널리스트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은 경험이 매니저로서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 전공'은 펀더멘털 롱숏전략. 기업가치를 분석을 토대로 롱과 숏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특출난 유연함도 한 몫했다.
"롱 포지션에서 숏 포지션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합니다. 상승에서 하락으로 예측이 바뀔 경우 담고 있던 종목을 처분해야 하는데, 더 나아가 숏까지 감행할 있느냐는 다른 문제죠."
◆ "펀드 규모 30배 키울 것"
수익률이 쑥쑥 오르자 업계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 일정에 눈코 뜰새없이 바빠졌다. 그는 펀드 규모를 30배 이상 키우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그러나 '스타 매니저' 반열에 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어찌 보면 투자자들에게 가장 상처를 주기 쉬운 구간이 지금의 박스권 구간입니다. '시중금리+α'의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제대로 굴려 고객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것이 지상 과제입니다. 펀드 규모가 더 커지면 해외 투자로도 발을 뻗칠 계획입니다."
그는 롱숏펀드가 봇물을 이루는 현상에 대해선 "업계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했다. 롱숏펀드 규모가 2조 원을 넘겼지만 국내 주식시장 덩치에 비하면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시장 우려와 달리, 대차 수요 증가에 발맞춰 프라임브로커가 공급을 받쳐줄 여력도 충분합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를 밑돌고 증시의 박스권 돌파가 어려운 상황에서 롱숏펀드 돌풍은 당분간 계속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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