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간, 혹은 국가·경제블록 간 협정을 통해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하는 것을 말한다.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면 상대적으로 교역은 크게 늘어난다. 한때 국제 간 무역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협정이 주도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FTA 등 양자협정이 늘어나고 있다.
각국 간에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복잡해 다자간 협상으로는 합의점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참가 당사자들이 어느 정도 규제된 다자간 FTA다. 국제 간 교역이 이뤄지는 기본원리는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주장한 비교우위론이다. FTA 무역 등에 관련된 경제용어를 살펴본다.
자유무역의 토대 ‘비교우위론’
비교우위론은 국가 간 무역에서 상대적 우위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고전학파 경제학자 리카도가 규명한 무역이론이다. 1815년 로버트 토런이 자신의 곡물법 논문에서 최초로 도입한 개념이며, 리카도가 1817년 토런의 주장을 이어받아 저서 ‘정치경제학과 과세 개론’에 체계화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국제 무역에서 한 나라의 재화는 다른 나라의 재화에 비하여 절대우위가 아니더라도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각국은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 특화하여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이 교역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에 따라 근대 이후 국제무역과 국가 간 분업의 기본적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A라는 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자동차를 특화하고, B라는 나라는 벼농사를 특화하여 무역으로 교환하면 두 나라 모두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비교우위론은 일각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리카도의 노동가치론에 따라 생산요소를 노동 하나만으로 단순화시켰고, 두 나라 간에 두 가지의 상품만 교역된다고 가정하였기 때문이다. 절대우위는 국제분업에 관한 고전적 이론 중 애덤 스미스의 절대적 생산비설(theory of absolute cost)에 따라 어떤 재화의 생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낮을 때 그 나라가 국제분업상 갖는 위치를 의미한다.
교역조건…수출입 상품 교환비율
교역조건은 한 나라의 상품과 다른 나라 상품(또는 재화)의 교환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출상품 1단위와 교환으로 얻어지는 수입상품 단위 수를 의미한다. 그 지표는 수출가격 지수의 수입가격 지수에 대한 비(比)로 표시된다. 이때 수출과 수입 가격지수의 기준연차와 비교연차는 각각 동일연차로 한다. 이 교환비율이 수출국에 유리할 경우는 수출국교역조건의 유리화, 그 반대의 경우는 수출국교역조건의 악화라고 한다. 교역조건을 산정하는 목적의 하나는 무역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계량하는 데 있으나, 교역조건의 유리화 또는 악화는 무역이익의 증감과는 별개다.
예를 들면 기술혁신으로 원가가 절감돼 수출품 가격이 하락되면 상품의 교역조건은 불리해지나 이로 인해 수출량이 증대하면 이것이 생산·고용·소득 등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무역조건이 유리해진다. 그러므로 무역의 이익을 고찰할 때는 상품 교역조건뿐만 아니라 생산요소 교역조건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양자협상 ‘FTA’…다자협상 ‘라운드’
FTA는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이다. 특정 국가 간의 상호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제반 무역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한 양국 간 또는 지역 사이에 체결하는 일종의 특혜무역협정이다. WTO 체제에서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모든 회원국이 자국의 고유한 관세와 수출입제도를 완전히 철폐하고 역내의 단일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공동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유럽연합(EU)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하나는 회원국이 역내의 단일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공동으로 유지하지 않고 자국의 고유관세 및 수출입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대표적인 예이다.
라운드(Round)는 여럿이 둘러앉는 다자협상을 의미한다. 회의가 열린 장소를 붙여 우루과이라운드, 도하라운드 등으로 부른다. WTO가 모든 회원국에 최혜국대우를 보장해주는 다자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세계무역체제인 반면 FTA는 양자주의 및 지역주의적인 특혜무역체제로, 회원국에만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시장이 크게 확대돼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의 수출과 투자가 촉진되고, 동시에 무역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협정대상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한·캐나다 FTA 타결…북미 전체가 한국의 ‘경제영토’로
협상 8년8개월만에 마침표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1일 최종 타결됐다. 캐나다는 승용차와 전자제품, 한국은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관세 장벽을 낮추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FTA 협정안에 합의했다. 2005년 7월 공식협상을 시작한 지 8년8개월 만이다.
한·캐나다 FTA 체결을 통해 캐나다는 한국의 12번째 FTA 협정국이 됐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됐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안에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매년 균등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품목 수 기준으로 양국은 97.5%에 대한 관세를 없앤다. 수입액 기준으로 한국은 98.7%, 캐나다는 98.4%의 관세를 철폐한다.
특히 캐나다는 현재 6.1%인 승용차 수입 관세를 협정 발효 시점부터 낮추기 시작해 24개월 내 철폐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관세도 대부분 3년 내에 없앤다.
반면 한국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춰 없앤다. 다만 쌀 분유 치즈 감귤 인삼 등 211개 품목은 관세 폐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캐나다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 국가지만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는 25위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교역을 확대할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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