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정상은 후견인이 있어야 만날 수 있나

입력 2014-03-21 20:31   수정 2014-03-22 04:58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오는 24,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한·일 정상이 머리를 맞댄 지 22개월 만이다. 회담 형식, 내용을 떠나 환영할 일이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아무리 싫어도 이사갈 수도 없는 그런 관계다. 과거 역사를 떠나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인 관계다.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947억달러에 달했고, 양국을 오간 관광객만도 400만명이다. 그런 두 나라가 다시는 안 볼 듯 묵은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것은 누가 원인을 제공했는지를 떠나 양측 모두 이로울 게 없다.

하지만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과정을 보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내달 오바마의 방문을 성사시키려고 벌인 낯뜨거운 외교전은 마치 삼각관계인 연적이 한 애인을 놓고 다투듯 볼썽사나웠다. 이번에도 후견인이 있어야 겨우 만난다는 모양새다. 골목길 애들도 아니지 않나. 아시아를 주도한다는 나라들이 미국의 중재 없이는 상면도 못 할 정도로 협량해서야 어찌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겠나.

53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는 그 자체로도 중차대한 국제회의다. 북핵과 미사일 도발, 중국의 부상이라는 공통 현안을 감안할 때 한·미·일 3국 동맹의 의제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어떻든 집권 후 한국 대통령을 처음 만나는 아베 총리는 불문곡직하고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 박 대통령도 과거사에 집착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이번 회담이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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