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기자 ] 국토교통부가 최근 주택의 사업계획승인 규모를 20가구 이상에서 30~50가구 이상으로 완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소규모 다세대주택 등을 짓는 업체가 이르면 6월부터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업계획승인 없이 건축허가만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규제 완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월세난 속에 다세대주택 등 서민용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이들 주택의 품질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 주택사업자들이 규제 완화를 악용해 주택 바닥충격음 기준 등을 종전보다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이 생략되면 까다로운 주택 인허가 절차는 대부분 사라진다. 주택에 대한 대표적인 인허가 규정으로 건축허가와 사업계획승인이 있다.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는 주택뿐 아니라 빌딩 상가 등 모든 건축물을 새로 지을 때 적용돼 피난로 내구성 등 구조 안전과 관련된 내용만 충족하면 된다.
반면 주택법을 적용받는 사업계획승인은 건축허가보다 훨씬 복잡하다. 주택건설기준과 주택공급규칙을 따라야 한다. 실외소음도(65db 이하), 바닥충격음 제한, 계단·복도·난간 기준, 조경시설 기준(단지 면적의 30%), 분양가격 제한(상한제) 등이 대표적이다. 주택은 주민이 24시간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다.
국토부도 “그동안 복잡한 사업계획승인은 신속한 주택 공급과 중소업체의 사업성 확보에 걸림돌이 됐다”고 밝혀 규제 완화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공은 민간 중소 주택업체로 넘어갔다. 규제 완화를 사업성 확대로만 해석해선 안된다. 보다 좋은 품질의 미니 아파트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게 된 점에 방점을 둬야 한다. 자칫 소음도 바닥충격 조경기준 등의 품질을 종전보다 낮춰 사업비 줄이기에만 급급할 경우 입주민의 민원에 이은 주택업체와 입주민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정부의 주택 분양 규제를 재도입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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