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여성유권자 신뢰 깨는것"
[ 이태훈 기자 ]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3파전에서 2파전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우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유리한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 회의를 열어 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6명에서 3명(정몽준 의원, 김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사진))으로 압축했다. 새누리당은 27일 후보를 3명에서 2명으로 다시 줄일지를 결정한다.
공천관리위는 그동안 경선 참여 인원을 3명 이내로 하되, 지역에 따라 4~5명도 가능하다고 설명해왔다. 당헌·당규에는 기준이 2명 이상으로 돼 있다. 따라서 서울시장 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공천관리위의 입장이다.
만약 후보를 3명에서 2명으로 조정하면 이 최고위원이 탈락할 확률이 높다.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가 26일 발표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정 의원 45.6%, 김 전 총리 27.9%, 이 최고위원 7.7%였다.
원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최고위원이 경선에 나서지 못하면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는 김 전 총리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지율 1위인 정 의원은 비박근혜계다. 당 일각에서는 친박계 주류가 김 전 총리 쪽으로 표를 돌리기 위해 이 최고위원을 밀어내려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 최고위원은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컷오프는 경선을 치르기에 너무 많은 후보가 등록할 때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후보 3명이 너무 많다고 2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발상”이라고 했다. 이어 “특정 후보를 위해 경선 구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저의가 있다고밖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이 최고위원에 대한 컷오프는 빅3 경선을 믿고 있던 당원과 여성 유권자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며 “경선 원칙을 깨는 것이자 그동안 당 지도부가 주창해온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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