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탁원 사장 "퇴직연금 인프라 내년 7월까지 구축"

입력 2014-03-27 10:31   수정 2014-03-27 10:31

[ 권민경 기자 ] 규제 의존적 아닌 시장 주도적으로 추진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급팽창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내년 7월까지 마치겠다고 27일 밝혔다. 퇴직연금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이 표준화된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 가입·결제 등을 할 수 있도록 발빠르게 나설 계획이다.

유 사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퇴직연금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축을 임기 내에 꼭 만들겠다"며 "구체적인 목표 시기는 내년 7월"이라고 말했다.

예탁원은 퇴직연금 시장에 참가하는 모든 기관이 표준화된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 가입, 거래, 자금 결제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펜션 클리어'(가칭)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퇴직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경우 정부가 구축한 퇴직연금 인프라 '슈퍼스트림' 을 도입해 연간 83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유 사장은 "펜션 클리어를 만드는 데 있어서 규제 의존적으로 추진할 생각이 없다"며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예탁원과 손잡고 시장에서 통용되는 클리어링 시스템을 만들고 확산시킨 뒤 정부가 사추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원한다"고 못박았다.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통해 자본시장 변화의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21일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자증권제도는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전자등록부에 등록함으로써 권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월 기준 OECD 34개국 중 31개국이 이미 채택하고 있으며 중국도 1993년에 이미 도입했다.

유 사장은 "국회가 최초로 이 제도를 논의하는 계기가 마련된 점에서 나는 운이 좋은 사장"이라며 "임기 내에 전자증권제도가 실제 통과되서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전자증권법이 제정되면 내년 업무설계에 들어가 2018년까지 인프라를 구축해 본격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사장은 이날 또 예탁결제원이 국제 무대에서 보다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국내를 벗어나서 예탁결제원의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사업을 반드시 임기 내에 추진하겠다는 것.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직원들이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예탁결제원은 현재 신흥국을 중심으로 예탁결제인프라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대차·Repo 시스템 개발 컨설팅 사업에 착수했다. 아시아펀드패스포트(ARFP) 도입 관련 역내 표준화 기회 선점을 위해 펀드넷 등 인프라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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