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 회장 첫 공판…"사기 의도 없었다"

입력 2014-03-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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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현 회장 측은 채권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고 이를 갚으려는 노력도 했다고 강조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위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현 회장을 비롯한 동양그룹 임직원 11명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특히 현 회장의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상대를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의 여부가 증명돼야 사기"라며 "현 회장의 경우 경영인으로서 기업의 상황을 오판하고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책임은 있으나 투자자를 속이려는 목적으로 회사채·CP를 발행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2012년 당시 그룹의 순자산이 1조9천836억원에 달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변제 능력 없이 채권을 발행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일합성의 매각 계약금으로 35억원을 받은 점, 동양시멘트의 매수의사를 보인 기업이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자산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및 변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룹의 부도피해가 시장 정보가 부족한 소액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는 점에서 중한 범죄"라며 "동양그룹은 주식회사로서의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은 현 회장이 법정에 나오자 방청석 곳곳에서는 고성이 나왔다. "이 악마같은!"이라고 소리치거나, 화를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할 때 현 회장은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아래로 둔 채 앉아 있었다. 하지만 변호인의 모두진술이 시작되자 의자를 스크린 쪽으로 틀어 앉아 PPT 슬라이드를 꼼꼼히 보며 경청했다.

현 회장은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이런 상황이 됐다"며 "피해자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3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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