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에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하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업체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6%(27일 기준) 뒷걸음질하는 동안 삼립식품은 16.7% 뛰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립식품 주가는 지난해부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은둔형 상장사'로 불리던 삼립식품은 2012년만 해도 1만 원대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지난해 대외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최근 7만 원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연일 "셀 코리아"를 외쳤던 외국인과 기관은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억8200만 원, 2억2600만 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오는 6월 삼립식품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삼립식품의 주가 상승동력으로 인수·합병(M&A)을 꼽았다. 지난해 잇따른 M&A를 통해 실적과 주가가 뛰었다는 분석이다.
삼립식품은 양산빵 시장에서 76%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분업체인 밀다원과 육가공업체인 알프스식품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등 주요 계열사에 식자재를 납품하면서 실적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4.9% 증가한 359억 원, 매출은 27.9% 늘어난 1조662억 원을 기록했다.
'운둔형 상장사'라는 딱지도 뗐다. 그간 삼립식품은 대외적인 활동을 진행하지 않는 상장사 중 한 곳이었다. 기업설명회(IR)나 탐방이 없어 증권사 리포트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SPC그룹이 삼립식품에 힘을 실어주면서 IR을 개최하기도 했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SPC그룹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에 여러 가지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모양새" 라며 "주요 계열사에 식소재 납품 역할을 하면서 그룹과 같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 영역을 뛰어넘는 신사업 진출에도 가속이 붙었다. 이 회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올해부터 청주공장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전력 생산을 통해 사업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근 블랙박스 전문업체 '다본다'의 제품도 유통하고 있다. 판로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과 손잡고 홈쇼핑 채널 등에서 블랙박스 제품을 판매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M&A와 신사업 진출 등으로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며 "파리바게뜨에 대한 출점제한 규제 등으로 그룹의 역량과 자산이 삼립식품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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