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석좌교수 "한국엔 '윔블던 효과' 너무 없다"고 하길래…

입력 2014-03-31 11:31   수정 2014-03-31 14:27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최고 경제전문가로 손꼽히는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가 최근 ‘New Economy, 미래 경제’란 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손 교수는 책에서 “한국도 지금 세계 경제에 닥친 장기 경기침체, ‘스태그네이션’이라는 큰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파도를 이기려면 창조경제와 연구개발 (R&D)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하는데 한국엔 ‘Wimbledon Effect, 윔블던 효과’가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그는 지적했고요.

국내에서 따라서 ‘윔블던 효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는 실정입니다. 손 석좌교수는 3월 31일자로 보도된 한국경제 뉴욕특파원과 인터뷰를 갖고 이와 관련해 보충적인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영국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주로 입상하지만 덕분에 대회가 크게 발전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열리는 테니스대회와 한국경제에 대한 이 같은 처방이 어떻게 매치되는가 하는 게 궁금증으로 남습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폈습니다.

아시다시피 윔블던은 영국 런던 근교의 지명입니다. 이 곳에서는 1877년 시작돼 올해 2014년으로 136회째를 맞는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대회가 열립니다. 개최국 영국이 ‘더 챔피언십’이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갖는 윔블던테니스대회인데요.

특히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에 결승전이 열리는 남자 단식이 꼽힙니다. 그런데 이 종목에서 개최국 영국은 1936년 프레디 페리의 우승 이래 2012년까지 76년 동안 자국 출신 이 우승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2012년 우승컵 소유자인 스위스 출신의 로저 페드러를 비롯해 모조리 외국인 입니다.

이에 따라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는 “잔치 잔치 벌였네. 외국인 잔치 벌였네”라는 조롱과 함께 주인과 손님이 뒤바뀐 '주객전도(主客轉倒)의 대회‘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윔블던테니스대회의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최국 영국은 이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회 관람을 위해 전 세계로 부터 몰려든 관광객이 뿌리는 돈과 TV중계료 광고비 등이 엄청난 까닭입니다. 윔블던 후광 효과인 셈입니다.

윔블던에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던 1986년, 지난해 세상을 떠난 ‘철의 여인’ 마그릿 대처 총리는 영국 금융시장의 개방과 규제철폐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이 결과, 영국의 증권회사를 비롯해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했습니다. 대신 미국과 유럽의 자본이 절반 이상의 영국 금융회사들을 차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고요.

그러나 대처의 금융시장 개방 정책에 힘입어 영국 런던은 미국 월스트리트와 더불어 국제 금융의 메카로 부상했고 국부의 3분의 1이 금융에서 창출되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평가입니다.

손성원 석좌교수가 저서 미래 경제에서 ‘윔블던 효과’에 담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아이러니컬하지만 2008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영국 런던의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입니다.)

손성원 교수의 언급에 대해 이른바 ‘디스’할 의도는 없지만 ‘윔블던 효과’란 말이 탄생한 배경이 사라진 것도 ‘팩트’라는 얘깁니다. (이 팩트엔 공교롭게도 서양인들이 이른바 '럭키 세븐'으로 부르는 숫자 ‘7’이 대거 등장합니다.)

1877년 시작돼 135회째를 맞은 검은 뱀띠해 2013년 7월 7일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단자 단식 결승에서 영국의 앤디 머리가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를 3 대 0으로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머리의 우승은 프레디 페리의 우승연도인 1936년 이래 무려 77년 만입니다. 우승상금은 160만(1+6+0=7) 파운드입니다. 앤디 머리의 이날 승리는 개인 통산 7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 조코비치의 희망을 좌절시킨 결과였고요.

일각에서는 이 때 “용어 탄생의 빌미가 사라진 ‘윔블던 효과, Wimbledon Effect’를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할 지 딜레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세계적 경제 전문가 손성원 석좌교수가 최근 이 말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선 경제학계에선 앞으로도 사용할 모양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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