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양레저 골프장 회원과 개인CP투자자 '정면충돌'

입력 2014-03-31 14:33  

골프장 회원권 이득 챙기면, CP변제자금 줄어들어 '제로섬 게임'
5월까지 퍼블릭 전환 안되면 CP투자자 변제자금 24억원 재산세로 납부해야...



이 기사는 03월28일(10:5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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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중인 동양레저의 회생방안과 보상문제를 놓고 골프장 회원들과 기업어음(CP)투자자들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동양생명 대주주인 보고펀드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동양레저는 최근 파인크리크, 파인밸리 골프장 운영과 처리방안에 대한 협상을 타결지었다. 동양생명(보고펀드)은 골프장 부지를 소유하고 있고 동양레저는 운영권만 가지고 있다. 보고펀드와 동양레저간 협상결과에 따르면 보고펀드 측은 동양레저가 내는 160억원 수준의 연간 임대료를 77억원 수준으로 52%가량 낮춰주기로 했다. 대신 수익성 향상을 위해 경기 안성에 있는 파인크리크와 강원 삼척에 있는 파인밸리 골프장을 오는 5월초까지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동양레저는 대신 기존 골프장 회원에 대해서도 회원자격을 10년간 자격을 유지시켜주기로 했다. 당초 파산이 유력했던 동양레저는 이 협상 타결로 정상적인 회생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대중제 골프장이 되기 위해선 기존 골프장 회원들 80%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경기도청의 허가를 받아 전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회원권 가치의 폭락으로 수억원의 손실을 입은 법인회원들의 동의를 얻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골프장 2곳은 법인과 개인회원 1000여 명이 1300개 구좌를 갖고 있으며, 최초 분양가로만 따져도 그 가치가 2000억원에 달한다. 동양레저와 보고펀드측은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되더라도 10년간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지만 회원 입장에선 한때 회원권 가격이 수 억원씩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해 대중제 전환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동양레저는 골프장 2곳의 대중제 전환이 회원간 이견으로 지체돼, 5월말까지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세법상 24억원 규모의 재산세를 추가로 부담해야한다. 경기도청에 퍼블릭 골프장 전환 신고와 허가에 소요되는 기한을 감안해도 골프장 회원들의 동의가 5월 초나 중순까지 나와야 대중제 전환이 가능하다. 대중제 전환이 실패하면 동양레저의 회생도 어려워,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게 조사위원인 안진회계법인의 분석이다.투자가치를 잃은 법인회원들이 회원제 골프장을 고집하면 CP피해자들의 변제대금이 줄어들고, 대중제로 전환하자니 회원권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제로섬 게임(한 쪽이 이득이 되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이 된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중제 전환으로 아끼게 되는 24억원 규모의 재산세는 전액 동양레저 CP피해자들을 위한 변제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도 대부분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을 대중제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부유층인 골프장 회원들이 생계가 어려운 고령층이 대다수인 CP투자자들을 위해 양보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동양레저 CP투자자는 5102명에 대부분 고령의 개인투자자들로 손실금액은 1667억원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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