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감정' 감평사·법인 70% 배상하라"

법원, 주택금융공사 승소 판결
한국감정평가협회도 책임 물어


[ 배석준 기자 ] 대형 감정평가법인들이 부동산 허위 감정으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물어주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27부(부장판사 이재영)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형 감정평가법인 8곳 등을 상대로 “부동산 가격 허위 감정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2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고의로 허위 감정평가서를 승인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책임은 70%로 제한했다.

배상책임이 인정된 감정평가법인은 가나, 고려, 프라임, 에이스, 제일, 다우, 아세아, 동아 등이다. 법원은 감정평가사 등록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감정평가협회에도 배상 책임을 물었다. 또 허위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는 데 공모한 감정평가사와 브로커, 대출모집인 등 30명도 책임이 인정됐다. 감정평가사가 브로커와 공모해 감정평가법인에 허위로 감정평가서를 작성·제출했더라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감정평가법인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감정평가사들은 2004~2006년 대출모집인과 공모해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을 50%가량 부풀려 감정평가서를 작성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